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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유튜브 시대에 울고 웃은 EBS지만 그 대처 방안은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다.

‘자이언트 펭TV’의 펭수를 통해 미소 짓던 EBS가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이하 보니하니)로 곤혹을 겪고 있다. 펭수라는 캐릭터가 처음 유튜브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며 EBS의 효자 캐릭터로 성장했다면 EBS의 간판 프로그램이던 ‘보니하니’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남성 출연자들의 여성 출연자 폭행·성희롱·욕설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11일 온라인에서는 EBS 어린이 예능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에 출연 중인 ‘당당맨’ 최영수가 방송 중 버스터즈 채연을 때렸다는 의혹이 일었다. 또 ‘먹니’로 활동하는 코미디언 박동근이 채연에게 성희롱과 욕설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EBS는 우선 해당 출연자 2명을 즉각 출연 정지시키고, 논란이 된 콘텐츠를 삭제했다. 또 모든 프로그램의 출연자 선정 과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프로그램 관련자에 대한 징계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EBS 김명중 사장은 대국민 사과까지 하면서 사태 진정에 앞장서고 있다. 김 사장은 어린이·청소년 출연자 인권 보호를 위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과 구체적인 보호 규정을 마련하고 제작에 활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보니하니’ 논란을 통해 분명 아동·청소년 출연자의 인권과 노동환경 문제가 공론화되고 이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대두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다만, EBS는 대외적으로 향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정작 애초 논란이 됐던 두 가지 쟁점의 사실관계 확인에는 다소 소극적이다.

폭행 의혹의 경우에는 당시 유튜브 라이브라고 하지만 출연자와 스태프 확인 외에 다른 각도의 카메라 앵글을 공개했다면 논란은 더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최영수는 다수의 인터뷰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고 박동근의 욕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수 있지만 특정 단어가 가진 성적 의미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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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BS는 사실확인에 대한 대처보다는 출연정지와 프로그램 중단 그리고 동영상 서비스 중지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쉽게 보던 방식으로 이번 대처가 다른 점은 그 과정이 좀 더 빨랐고 사장까지 전면에 나섰다는 점 정도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런 류의 대응이 손 쉽게 책임을 제작진에게 전가하고 프레임을 전환시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원래 쟁점은 사라지게 되고 출연진은 물론 프로그램 종사자들은 2차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EBS는 교육방송이라 조금 다른 상황일 수 있지만 프로그램은 사측이 제작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 이익을 얻었기에 문제가 생겼을때 제대로 체크를 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무조건 방송을 중단시키고 동영상 서비스를 폐지시키는 것으로 사측의 강력한 제제를 취하며 우리는 할만큼 다 했다는 태도는 올바르지는 않다. 마치 곰팡이를 도려내고 우리 잘못이 아니라는 식은 문제를 쉽게 전가시키고 향후 현명한 판단 방법 자체를 소멸시킨다”고 전했다.

EBS는 유튜브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기존의 13번이라는 채널의 한계를 넘어서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또 이러한 과정에서 ‘보니하니’와 같이 방송 이면의 현장이 공개되면서 문제가 제기됐고 논란이 확산됐다. EBS를 둘러싼 일련의 현상은 모두 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형성되고 있다.

이제 콘텐츠 소비자들의 정보의 수준과 양은 엄청나며 확산 속도도 엄청나기에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대응과 소통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대응은 지금은 안방극장에서 사라진 브라운관 시대에 멈춰있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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