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가수 설리가 세상을 떠난 지 겨우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구하라의 비보까지 더해졌다. 두 사람 모두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공통점을 남겨 스타들의 멘탈 케어의 중요성이 다시금 상기되고 있다.

24일 구하라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외부 침입이나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경찰은 구하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8년 그룹 카라 멤버로 합류해 한국과 일본의 최고 아이돌로 군림했던 구하라. 2015년 첫 솔로 앨범 ‘ALOHARA’도 발표하며 홀로서기에 도전했고 2016년 카라가 해체한 후에도 꿋꿋하게 솔로 행보를 이어온 구하라였다. 인형 같은 미모로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도 꼽히며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전 연인 최 모 씨와의 갈등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면서 버거운 일들이 지속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구하라는 사생활이 노출되고 구설수에 오른 것만으로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후 안검하수 수술 성형 의혹에도 휩싸이며 외모와 관련한 악플도 받았다. 지난 5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면서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오히려 우울증을 조롱하는 악플이 고개를 들었고, 구하라는 SNS에 “우울증 쉽지 않은 거예요. 마음이 편해서 우울증이라고요?”라며 괴로운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구하라_설리

마음을 다잡은 구하라는 일본 프로덕션과 계약하며 활동에 박차를 가했지만 지난달 친분이 두터웠던 설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또 어두운 터널을 지났다. 지난 13일 일본에서 싱글 ‘Midnight Queen’을 발표하며 다시 날갯짓을 시작했던 구하라. 하지만 끊이지 않았던 정신적인 고통은 구하라가 세상과 이별하게 했다.

연예인은 직업 특성상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되기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정신적 고통과 직결되는 악플 역시 아직 실효성 높은 대안이 나오지 않아, 악플로 받는 고통을 받는 연예인도 여전히 많은 게 현실이다. 악플과 우울증으로 힘겨워하다가 세상을 등진 설리의 사망 이후 악플 방지법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지만, 악플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이처럼 스타들은 여러모로 우울증에 노출되기 쉬운 조건인 셈인데,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기 위해 상담전화를 적극 이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우울증은 비단 스타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흔한 마음이 병이기도 해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실제로 한 정신건강상담센터 관계자는 상담 기관의 실효성이나 상담 번호 또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상담을 하려는 분들의 인적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으로 보호돼 사적인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다. 유명인이라 주변에 고통을 적극 호소하고 털어내기 힘든 경우나 홀로 거주해 대화할 상대가 없어 힘들다면 센터 상담 전화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마음을 달랠 수 있다. 실제로 상담에 공감을 하면서 치유가 돼 호전됐다고 알려오는 경우도 많다. 대면 상담이 필요하다면 각 지역 시, 군, 구마다 설치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 DB, 구하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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