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밈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개그는 개그일뿐 오해하지 말자.” 과거 개그콘서트에서 유행했던 말이 이제는 정말 현실이 됐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의 설정과 콩트 속 개그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개그맨 장동민이 지난 1일 ‘플레이어’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당시 ‘쇼미더머니’를 패러디한 방송에서 장동민은 심사위원으로 분해 18세 래퍼 하선호의 무대 뒤 합격자 목걸이를 들고 “원해요?”라고 물었다. 하선호가 “주세요”라고 말하자 장동민은 “저도 전화번호 원해요”라고 말했다. 이에 하선호가 “저 18살인데”라고 거절하자 장동민은 “탈락”이라고 답했다.

프로그램 전후를 보면 하나의 콩트이자 설정으로 장동민의 이런 모습에 출연진이 비난하는 표정을 지었고 제작진도 ‘하선호, 번호 안 줘서 탈락’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또 방송후 게재된 포털사이트 클립 영상에서는 ‘하선호에게 번호 요청? 장동민 철컹철컹 MC 등극’이란 제목을 달기도 했다.

물론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느끼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나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것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고 다른 대중에게 알리는 언론이 과연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생긴다.

이번 논란의 경우에도 앞서 언급했던 ‘개그는 개그일뿐 오해하지 말자’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많았지만 초기 보도와 프레임이 이와 달리 장동민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 공식석상 욕설 논란과 연관시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속칭 검색어를 팔로잉하면서 뉴스 어뷰징을 하려는 논리가 개입되면서 전체보다 키워드나 이슈가 되는 장면만이 부각됐다.

또 이러한 행태는 포털사이트의 검색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번 경우에도 장동민의 발언 자체보다는 하선호라는 아직 대중이 잘 알지 못하는 인물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기사 수가 증가했고 이를 통해 다시 한번 검색어 순위가 올라가는 악순환이 그대로 보여지고 있다. 게다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이를 더 부추기는 모양새다.

적어도 이번 장동민과 관련된 논란을 보도하려면 적어도 지난 ‘플레이어’ 방송을 보고, 전체 맥락에서 문제가 되는지 짚어봐야 하는데 이런 검증 과정 없이 그냥 실어 나르는 식의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논란의 본질에 맞닿은 문제 제기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자극적인 면만 전달하는 기사로 인해 알맹이 없는 논란만 커지는 아쉬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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