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유승희·이주희·김혜리기자]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채권 펀드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1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016년 6월 이후 3년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데 대해 향후 투자 전략에 대해 공통적으로 이렇게 제안했다. 하반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데다가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경제 보복 등 대외 돌발 변수의 해결 기미가 요원한 가운데 단행된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자산 투자 전략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리가 인하됐지만 이날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6.37 포인트(0.31%) 하락한 2066.5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13 포인트(0.17%) 하락한 665.15로 거래를 마쳤다. 금리 인하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는 지적이다. 이미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인 데다가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후행적으로 확인시켜줬다는 분석이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이미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인하라 고객들 문의도 없고 시장 반응도 미미했던 것 같다”면서 “저금리 기조 하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위험 자산으로의 비중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투자증권 투자전락팀 연구원 역시 “한국은 전통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약해 적극적인 자산시장 강세로 이어지기 쉽지 않겠으나, 향후 금융시장 안정에 안전판 역할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효과적인 금융 상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해졌다. 시중은행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이후 채권 시장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진 신한 PWM강남대로센터 팀장은 “올해 들어간 공모펀드, 채권형 펀드 수익이 나쁘지 않았다. 가입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3개월에 1% 이상 수익이 나는 채권펀드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을 돌려 해외채권 펀드 상품도 이들의 추천 목록에 포함됐다. 김현수 우리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리스크를 약간 더 부담할 수 있다면 해외채권펀드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시화됐기 때문에 해외 글로벌채권 쪽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는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안예희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지점장은 “주식투자에 있어 금리 인하는 호재이나 최근 기업실적 전반적으로 개선의 조짐은 나타나고 않고 있다. 그러나 역으로 금리 인하에 따른 성장주의 상대적 수익률 우위가 나타날수 있기 때문에 성장주 중심의 단기 트레이딩 대응전략 유효하다”고 말했다. 서재연 상무는 “직접 주식 투자를 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운용 수익률이 좋은 자산운용사에게 맡기거나 고배당 펀드 등으로 간접투자 상품을 이용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으로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신한PWM 압구정중앙센터 팀장은 “국내보다는 안정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보여주고 있는 북미지역 주식투자(인덱스)가 추가 수익을 거둬들일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의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전문가들은 의견은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정부의 규제가 여전한 가운데 섣불리 시장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부동산 상승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송재원 신한PWM 서초센터 팀장은 “정부 규제 때문에 관망하는 분위기로 아직까지 거래가 많지 않다”면서 “자금조달 금리가 떨어지고, 대출규제가 많기 때문에 쉽사리 움직이기는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미국 유럽 일본에 투자하는 부동산 사모펀드의 수익률이 1~2년 사이에 4~5% 나와 고객들의 선호가 높다고 말했다. 반면 긍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시장의 상승 재개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건축 시장의 규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서울 지역 공급부족이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만큼 금리인하 효과가 부동산 시장에 가장 먼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대체 투자처로 금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제라도 금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서재연 상무는 “금이 앞으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생각되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분이라면 레버리지ETF(UGLD US) 나 다양한 ETF나 금 관련 주식형 펀드 등 상품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 가격이 부담이 되시는 분들을 위한 보수적인 상픔으로는 금값이 아무리 내려도 최소한 원금은 챙길 수 있고 상승시 일정 수준의 쿠폰을 주는 원금 보존 추구형 파생결합채권(DLB)도 있다”면서 “두 가지 상품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올라도 내려도 수익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김현수 우리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보다 신중하게 접급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금이든 달러든 10년 평균 가격대 보고 투자하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단기 투자목적으로 들어가기엔 현재 시세가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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