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스티브 유’ 유승준(43)의 대활약(?)을 기대해야할까. 대법원의 판결이 곧 대중의 마음일까.

유승준이 17년만에 한국 땅을 밟을 기회를 잡았다. 11일 오전 대법원 3부는 유승준이 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 판결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법원은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하다”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자발급 거부 처분에 행정절차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며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또한 병무청은 이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존중한다”고 밝혔다.

당당히 한국 땅을 밟게 될 길이 열린 유승준은 기쁠것이다. 또 본격적인 국내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함께 일을 하는 파트너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흘렀다.

90년대 대표 댄스가수로 소녀팬들을 열광시켰던 것도 20여 년 전의 일이며, 그 사이 한국 가요계의 흐름도 많이 바뀌었다. 더욱이 유승준이 고군분투 하며 매번 한국 땅을 밟을 기회를 노렸을 당시 그를 도왔던 몇몇 한국 가요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싶지 않다. 스티브 유와 잠시 일했던 그 기간을 후회한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스티브 유는 한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인기를 발판으로 해외에서 도약을 생각한다. 물론 이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눈물로 호소 했던 몇번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는는다”면서 “유독 유승준에게만 잣대가 엄중한게 아니냐는 말도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축하해줄 생각도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반대의 의견도 있다. 최근 연예계에는 미투와 빚투 등 부터 성범죄 까지 많은 연예인들이 물의를 일으킨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유승준에 대해 “그래도 시간이 많이 흘렀고, 유승준으로 인해 연예계의 군대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기회는 한번 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여론 역시 엇갈리고 있다. 판결후 인터넷 게시판 및 SNS에는 “유승준의 입국을 여전히 반대한다” “먼저 나라를 버린건 스티브유. 왜 이제와서 억울하다는 걸까?” 등 반대의 의견과 “기회를 줘야 한다. 17년이나 흘렀다” “유승준에만 엄격하다” 등 옹호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마도 유승준은 이 모든 반응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17년만의 기다림인 만큼, 새롭게 시작하려는 앞선 마음도 분명 이해는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진정성 없는 사과로 또 한번 눈물을 보일 것이라면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이미 17년 전 “대한민국 국민으로 떳떳하게 군대를 간다”고 말했다가 스티브유의 삶으로 돌아갔다. 이후 2015년 두 차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두 아이와 함께 떳떳하게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호소하며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지만, 이후 공개된 욕설로 되돌이킬 수 없는 속내를 들켜버렸다.

모두 돌아선 마음을 잡는 것은 스티브 유, 유승준의 행동과 진심에 달렸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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