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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닭껍질 튀김.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여론은 곧 마케팅’의 시대다. 마케팅 시장에서 한동안 검색광고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입소문 마케팅’이라 불리는 바이럴 마케팅에 지갑이 열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제품 흥행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신메뉴 출시에도 입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25일 한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인기를 끄는 글이나 사진, 동영상만 잘 분석해도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를 곧바로 파악할 수 있어 이들의 입소문을 활용하면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흥행몰이도 가능하다.

패션업계의 명품 구찌는 일찍이 바이럴 마케팅으로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은 브랜드로 유명하다. 국내의 크고 작은 뷰티, 패션 브랜드들 역시 바이럴 마케팅에 가세했다. 중국 왕홍을 통해 해외 진출도 왕왕 이뤄지는 분위기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인기를 끌던 KFC의 ‘닭껍질 튀김’이 한국에 상륙하자마자 ‘완판’ 기록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초 동남아시아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되던 ‘닭껍질 튀김’이 국내에 들어온 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고객의 글이 시초였다.

해당 누리꾼은 “인도네시아에서 먹어 본 닭 껍질 튀김을 한국에도 출시해달라고 본사에 건의하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이 글은 온라인상에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한국KFC는 누리꾼과 통화 후 곧바로 전국 6개 매장에만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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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KFC

KFC는 ‘닭껍질 튀김’ 사건으로 인해 매출이 급상승했음은 물론 ‘소비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기업’이라는 착한 기업 이미지도 얻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에 떠도는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캐치해 단시간에 실제 제품으로까지 출시한 KFC의 전략을 두고 ‘처음부터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며 바이럴 마케팅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FC는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고 글쓴이 역시 “바이럴이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실제 순수한 ‘바이럴 마케팅’이었는지, ‘바이럴’은 맞지만 의도적으로 기획된 ‘마케팅’은 아니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이 사건으로 똑똑해진 요즘 소비자들은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 본 보통 사람들의 구매 후기나 품평을 믿고, 나와 비슷한 주변인의 의견에 공감하며 제품을 구매한다는 소비패턴이 입증됐다는 사실이다.

조성권 국민대 교수는 “바이럴 마케팅은 누리꾼이 어떤 기업이나 제품을 자발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제작해 널리 퍼트리는 마케팅 기법으로 기업이 직접 홍보하지 않고 소비자의 입(글과 사진)을 통해서 전해진다는 점에서 기존의 광고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밀레니얼세대(Z세대)는 자신들의 소비성향, 가치관, 원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등 라이프 스타일을 끊임없이 표출하기 원한다”며 “이러한 소비자의 특성을 간파한 기업들은 이들의 감성을 충족시켜주며 충성도 높은 팬덤 바이럴을 형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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