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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고속도로에서 운명을 달리한 배우 고(故) 한지성의 교통사고와 관련해 갖가지 의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왜 고인이 편도 3차로 중 한가운데인 2차로에 차를 세우는 돌발행동을 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고, 한지성 측이 2차선을 갓길로 착각했는지 여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지성의 음주 여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하지만 수사는 답보 상태다.

#2차선 정차, 여러 가설 속 풀리지 않는 의혹

9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6일 오전 3시 52분께였다. 사고 지점은 김포시 고촌읍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IC 인근 개화터널 입구였다.

한지성은 사고 직전 자신이 몰던 흰색 벤츠 승용차의 비상등을 켜고 편도 3차로 중 한가운데인 2차로에 차를 세웠다. 이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편이 먼저 차에서 내려 갓길로 가는 모습이 인근을 지나던 다른 차량 블랙박스에 찍혔다.

남편이 차에서 내린 뒤 10여초가량 지나 운전석에서 내린 한지성은 차량 뒤쪽으로 걸어가 트렁크 앞에 멈춰섰다. 그는 트렁크 앞에서 몸을 1∼2차례 숙이고 좌우로 비트는 행동을 한 직후 뒤따라 오던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한지성의 남편은 소변이 급해 차를 세우게 한 뒤 볼일을 보고 오니 아내가 사고를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왜 고속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웠는지, 운전석에 있던 아내가 차에서 왜 내렸는지에 대해선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 시속 100km 속도 고속도로 2차로에서 이들이 타고 있는 차량이 왜 멈춰섰는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SBS ‘맨 인 블랙박스’ 등에서 교통사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문철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도로 CCTV를 통해 (한지성의) 차량이 어떻게 멈췄는지 확인해야 한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이상 달리다 급제동했을 리 없다”며 “차를 갓길에 세우는 것과 2차로에 세우는 건 1초도 차이나지 않는다. 게다가 (다급한 상황에서) 차량에 비상등까지 켜져있다”고 말했다.

#남편의 진술, 의혹 꼬리에 꼬리 물어

일각에서는 한지성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2차로를 도로 끝 3차로로 착각해 한가운데 차로에 정차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일 영종도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면서도 아내가 마셨는지 여부는 모른다는 피해자 남편의 진술을 확보하고 한지성도 함께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았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한지성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남편이 술을 마셨던 가게와 동석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또 한지성을 부검하는 과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도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성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 녹음 기능이 꺼져 있어 부부의 대화는 저장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조사는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경찰 측은 조사에 최대 2주에서 3주 소요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한지성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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