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동방신기

[도쿄=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한류의 발화점’ 일본의 한류 사랑은 여전했다.

과거사 문제 등으로 인해 최근 한·일 외교 관계가 악화됐지만, 한류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본 현지에서는 여전히 한류스타에 대한 애정과 한류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KBS2 드라마 ‘겨울연가’와 출연 배우 배용준이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키며 많은 사랑을 받아 1차 한류를 이끌었다면, 가수 보아를 시작으로 그룹 동방신기, 걸그룹 카라와 소녀시대 등 K팝 스타들이 2차 한류를 이끌었다. 현재는 K푸드와 K뷰티 등으로 한류가 확산되고, 스타들의 문화를 따라 하려 하는 이른바 3차 한류의 시대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일본 현지 언론 등에서 평가하고 있는 한류의 분류다.

분류대로라면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걷는 줄 알았던 일본은 여전히 K팝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지난달 말 도쿄 최대의 번화가로 꼽히는 시부야 거리에서는 트와이스의 노래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고, 일본 젊은이들이 한곳에 모이는 금요일 저녁 시부야의 한 유명 클럽에서는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가 흘러나와 ‘떼창’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펍에서도 지드래곤의 ‘삐딱하게’가 흘러나와 흥겹게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룹 JYJ 김재중도 한류 잡지가 아닌 현지 유명 잡지의 표지모델을 당당히 차지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일본 내 한류, 그 중심에 있는 K팝의 현 주소를 볼 수 있는 곳으로 타워레코드를 빼놓을 수 없다. 타워레코드는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일본 내에서 가장 중요한 음반 판매점 중 하나다. 특히 시부야 점은 일본 최대 규모의 매장으로 전세계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찾는 장소다. 앨범이 어디에 디스플레이 되어있느냐 등 이곳에서의 위치는 일본 내 인기를 알아보는 척도로 볼 수 있다.

그러한 시부야 타워레코드 1층 입구에는 한류 정상 걸그룹답게 트와이스의 포스터가 자리 잡고 있었으며, 1층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진열대에는 몬스타엑스와 FT아일랜드의 새 앨범 코너가 마련돼있었다. 최근 논란으로 은퇴를 선언한 최종훈의 모습 역시 포스터에 담겨있었다. 일본 팬들은 최종훈의 은퇴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FT아일랜드의 코너를 카메라에 담거나 관심 있게 살펴보기도 했다. 한류 팬 메구미 씨는 “승리나 최종훈의 논란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하지만 빅뱅과 FT아일랜드는 음악성이 좋은 그룹이고, 지드래곤과 같이 다른 멤버들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그룹을 좋아하는 것에는 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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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타워레코드 내 한류 음반 코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지 팬들(위에서부터), 몬스타엑스와 FT아일랜드의 새 앨범 코너, 일본 패션지 커버를 차지한 JYJ 김재중.  사진|최진실기자 true@sportsseoul.com

바로 뒤 코너에는 트와이스, 블랙핑크 그리고 동방신기의 앨범 코너가 있었다. 새 음반이 코너를 채운 타 가수들과 달리 동방신기는 지난해 라이브 투어 실황이 담긴 DVD, 블루레이 만으로 코너를 채울 정도로 ‘한류제왕’의 면모를 보였다.

5층에 위치한 K팝 매장은 4층에 위치했던 이전보다 축소된 규모였다. 하지만 많은 일본 팬들이 방문해 음반, 잡지를 구매하는 등 여전한 관심을 입증했다. 타워레코드의 한 직원은 “한국 가수 중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동방신기의 앨범이 가장 많이 판매된다”고 전했다. TXT는 방탄소년단의 후배 그룹인 만큼 방탄소년단 앨범과 함께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과 함께 몬스타엑스, 아이즈원이 신예 그룹 중 주목받고 있었다.

또한 일본 최대 영상, 음반 대여점인 츠타야 시부야점의 DVD 랭킹에서도 샤이니 멤버 태민의 솔로 공연 DVD가 최상위권에 올라 있는 등 한류 파워를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장근석, 카라 등 한류스타들이 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나, 많은 유동인구가 몰리는 건물에 스타들의 새 앨범 홍보 광고가 게재된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던 몇 년 전과 달리 한류시장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내 한류 팬들이 승리, 최종훈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연이은 논란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계속해 확산된다면 한류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우려도 있다. 승리 논란이 일어난지 한달 가까이 된 상황이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TV뉴스 등을 통해 여전히 승리 논란을 대대적으로 다루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내 한류는 살아있다. 다만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그리고 동방신기 등 스타들의 파워가 ‘하드캐리’하고 있는 현실이다. ‘3차 한류’라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콘텐츠와 한류스타들의 도덕성 점검 등 보완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tru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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