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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쳐 | JTBC 중계화면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판정을 계속 놓치고 있다.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예드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오만과 일본의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경기에서 핸드볼 판정 논란이 일어났다. 전반 44분 오만이 공격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오만 공격수 살라 알-야흐예이가 시도한 강력한 오른발 슛이 일본 사이드백 나가토모 유토의 손에 맞았다. 나가토모에게 맞지 않았다면 골대 구석으로 향해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적인 슛이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출신의 모흐드 아미룰 이즈완 야콥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오만 선수들이 격하게 항의했지만 그의 표정은 단호했다.

핸드볼 반칙을 선언한 후 오만에 페널티킥을 줘도 이상하지 않은 장면이었다. 오히려 휘슬을 부는 게 맞아 보였다. 핸드볼 반칙이 성립되는 가장 큰 근거인 고의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수의 팔이 몸에 붙어 있을 때 공에 맞으면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반칙을 불지 않는다. 나가토모의 경우 팔이 몸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의도했다고 봐도 무방한 그림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유난히 핸드볼 반칙 판정 기준이 오락가락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제 조별리그 2차전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 3경기에서 같은 문제가 나오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의 개막전에서는 불지 않아도 될 반칙을 선언해 논란이 나왔다. 수비수가 시야 방해를 받아 공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하는 도중이었는데도 아랍에미리트에게 페널티킥을 줬다. 게다가 팔을 몸에 붙인 채로 공에 맞았다. 요르단의 아드함 마카드메흐 주심의 오심에 가까운 판정이었다.

호주와 요르단 경기에서는 비슷한 장면인데 180도 다른 결과가 나왔다. 호주의 로비 크루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연결한 패스를 요르단 수비수 페라스 셸바이에흐가 팔을 들어 터치했다. 페라스가 고의로 팔을 올려 공을 막는 모습이었다. 나가토모의 핸드볼 장면과 유사했다. 아랍에미리트-바레인 경기에서 나온 핸드볼 반칙이 성립된 것을 보면 당연히 주심이 페널티킥을 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만 국적 아흐메드 알 카프 주심은 이 장면을 정확하게 지켜보고도 아무런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세 주심은 모두 초보가 아니다. 야콥 주심과 알카프 주심은 2012년 국제심판이 됐다. 마카드메흐 주심도 2013년부터 활동했다. 세계와 아시아의 무게감 있는 대회에서의 경기를 관장한 경험이 있다. 이런 심판들이 축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핸드볼로 인한 페널티킥 판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수준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심판들의 어설픈 판정이 대회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총 30명의 주심이 참가한다. 29명이 아시아 대륙 출신이고, 멕시코 국적 주심 1명이 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이번 대회 8강부터 비디오판독시스템(VARs)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그 전까지는 판정 시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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