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모습의 양하은 김송이
여자탁구 단일팀의 양하은(왼쪽)과 김송이가 3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4강을 앞두고 인터뷰하며 밝게 웃고 있다. 제공 | 대한탁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단일팀은 패했지만 하나로 뭉쳐 싸운 투혼은 인상 깊었다. 특히 단일팀의 유일한 북한 선수 김송이의 분전이 빛났다.

남·북 단일팀 ‘KOREA(코리아)’는 4일(한국시간)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양하은(대한항공), 북한의 김송이를 내세웠지만 중국 다음으로 여자 탁구가 강한 일본에 게임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에 단일팀을 구성, 지바 대회 때 이뤘던 금메달 영광에 도전했던 코리아는 결승 진출이 무산되면서 동메달을 딴 것에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이번 대회는 준결승에서 패한 두 팀이 공동 동메달을 나눠 갖는다. 또 단일팀 합의 내용에 따라 남과 북의 선수 9명에게 동메달을 모두 돌아간다. 일본은 이날 오후 9시30분부터 열리는 또 다른 준결승 중국-홍콩전 승자와 금메달을 다툰다.

남과 북은 당초 이 대회 8강에서 대결하기로 돼 있었으나 양측과 국제탁구연맹(ITTF)의 합의 내용에 따라 단일팀을 결성, 전격적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귀화한 세계랭킹 35위의 한국 에이스 전지희가 기대주 이토 미마(7위)에 0-3(2-11 8-11 9-11)으로 무너지면서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 그나마 분전한 선수가 코리아의 2단식 선수로 나선 북한 에이스 김송이(세계 49위)였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단식 동메달리스트인 그는 일본의 강자 이시카와 가스미와 대결했다. 김송이는 첫 세트를 내준 뒤 2~3세트를 연달아 따내면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왼손 셰이크핸드인 이시카와는 4세트를 듀스 끝에 13-11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뒤 4세트에서도 5차례 듀스 끝에 14-16으로 져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김송이는 14-13으로 앞선 상태에서 3점을 연달아 내준 것이 아쉬웠다. 3단식에 나선 한국의 양하은(27위)은 세계 6위 히라노 미우를 맞아 1-3(4-11 5-11 11-9 6-11)으로 무릎을 꿇었다.

결과적으로 김송이의 파이팅이 27년 만에 결성된 단일팀의 추억을 민족에 선물했다. 대회 도중 단일팀이 갑자기 결성되면서 훈련 시간이나 작전 시간 등이 부족했으나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중국 일본과 더 좋은 경기할 수 있음을 선보였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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