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두산 파레디스
8일 잠실에서 NC와 두산의 주말 3차전이 열렸다. 두산 파레디스. 잠실|배우근기자 kenny@sportsse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용병농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 외국 선수도 있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선수도 적지 않다. 총 144경기 중 이제 1/10 정도 치렀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교체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부진한 외국 선수에게 얼마나 기회를 줘야할까. 이전 사례를 볼 때 기다림 속에 한국 무대에 연착륙한 선수도 있기에 고민스럽다.

올시즌에도 새 외국인 투수가 대거 KBO리그에 데뷔했다. NC의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15일 현재 왕웨이중은 4경기에서 2승1패, 방어율 2.42를 기록 중인데 4경기 중 3경기에서 6~8이닝을 책임지며 2실점 이내로 상대 타선을 막았다. 베렛은 4경기에서 1승2패, 방어율 4.29를 기록 중이다. 실점 3~4점 정도인데 6회를 채우지 못해 방어율이 높은 편이다. 두산의 세스 후랭코프도 4경기에서 3승무패, 방어율 1.17로 한국 무대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SK 앙헬 산체스도 4경기 3승무패, 방어율 1.04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혹평을 들었던 LG 타일러 윌슨은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방어율 2.88(1승2패)로 걱정을 믿음으로 바꾸고 있다. 삼성의 리살베르토 보니야도 최근 2연속경기 QS로 희망의 불씨를 당겼다. 그러나 팀 아델만의 기복은 여전히 신경쓰인다. 타자 중에는 한화 제라드 호잉의 방망이가 가장 뜨겁다. 호잉은 17경기에서 타율 0.397, 6홈런, 19타점, 장타율 0.778, 출루율 0.472를 기록 중이다. OPS(장타율+출루율)는 1.250에 달한다.

초반 순항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라다니는 선수도 많다. 스프링캠프부터 엄청난 투수라고 입소문을 탔던 롯데 펠릭스 듀브론트는 4경기에서 3패, 방어율 9.68에 그치고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호잉의 활약에 미소짓는 한화는 제이슨 휠러의 부진이 걱정된다. 휠러는 KBO리그 데뷔전에서 넥센을 상대로 7이닝 1실점 호투로 첫 승을 챙겼지만 이후 2경기에서 5회도 채우지 못하고 각각 6, 7점을 내줬다. 지난 14일 삼성전에서도 5이닝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래도 3경기에서 3패, 방어율 9.22로 부진하던 키버스 샘슨이 12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거둔 게 위안거리다. 타자 중에는 두산 지미 파레디스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 12경기 타율이 0.179에 불과하다. 2군에서 영점을 조준하고 다시 올라와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 교체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포토]   KIA 버나디나
2018 프로야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KIA 버나디나.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제 시즌이 시작됐을 뿐이지만 ‘벌써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도 초반 부진을 딛고 일어난 외국인 선수가 있다. 아직은 인내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시즌 KIA 통합우승의 주역 로저 버나디나도 시즌 초반 부진으로 퇴출설까지 나돌았다. 적응에 실패해 고전하던 버나디나는 5월 이후 무섭게 도약하며 타율 0.320, 178안타(27홈런), 111타점, 32도루의 호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KIA의 좌완투수 팻 딘 역시 퇴출 위기를 딛고 일어나 9승7패, 방어율 4.14를 기록하는 등 통합우승에도 힘을 보태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시즌 도중 퇴출된 KT 조니 모넬을 두고도 KT 김진욱 감독은 “모넬 대신 온 멜 로하스 주니어가 잘해줬지만 모넬도 시간을 두고 기다려줬으면 잘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감독들은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부진한 외국선수를 놓고 여유있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마냥 기다릴 순 없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투수는 선발 10경기, 타자는 40~50경기 정도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편이다. A구단 스카우트는 “외국인 투수는 대부분 선발투수인데 10경기 등판 이내에 판단한다. 5경기 정도까지도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경우 좀 더 빨리 대체선수를 알아보는 편이다. 타자 역시 시즌 90~100경기 남겨놓기 전에 결정을 내리는 게 좋다. 그래야 승부를 걸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B구단 스카우트도 이에 동의하면서 “팀이 그 시즌 어떤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대체 선수가 얼마나 빨리 준비되느냐가 변수”라고 덧붙였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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