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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민속촌에는 수몰지구에 있는 전통가옥을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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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대한민국 전통 유교사상과 사대부 문화를 대표하고, 도산서원은 안동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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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도산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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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월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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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교에는 440여년 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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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글·사진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 안동에 가는 날 봄비가 내렸다.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안동에 갔을 때도 비가 왔던 것 같다. 그때는 늦가을이었고 하회탈춤을 보러 갔었다.안동에 들어서면 옷매무새나 행동거지를 괜히 한번 돌아보게 된다. 왠지 칠랄래팔랄래 돌아다니다간 누군가 혼쭐을 낼 것 같다. 안동이란 도시는 위엄이 서렸다.현대의 안동은 ‘한국의 정신문화 수도’를 자처한다. 오백년 조선의 확고한 통치이념이자 지금껏 대한민국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철학이던, 유교의 메카이며 유림의 본향이었기 때문이다. 서원과 제례로 대표되는 사대부 문화와 별신굿·탈춤 등이 상징하는 평민 문화가 공존하는 가운데, 전통 문화를 오롯이 지켜오고 있다.무려 200여점이 넘는 문화재 수가 말해주듯 안동은 전통 역사·문화 속 기천년의 영화를 누려왔다. 여기다 사대부의 후손으로서(혹은 아니라도 상관없다), 예를 중시하며 살아온 시민들이 오늘날의 안동을 지켜가고 있다.◇도산서원을 가다

천원짜리 지폐 뒷면에는 물돌이 지형에 기왓집 한채가 그려져 있다. 안동 운영대와 도산서원(陶山書院)이다. 앞면엔 퇴계 이황(1501~1570)과 역시 도산서원이 함께 있다.

보통 국가기관은 지폐에 나라와 건국이념 등을 상징하는 것을 그려넣게 마련인데, 퇴계와 도산서원은 성리학으로 대변되는 조선의 정치 철학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서 당당히 한국은행권에 자리잡은 것이다.

도산서원은 후학들이 퇴계를 기려 세운 곳이다. 서원은 요새로 치자면 사립학교(반대로 향교는 공립학교다)지만 여느 서원과는 달리 사액(賜額)서원이다. 사액서원이란 왕이 편액·서적·토지·노비 등을 하사한 서원으로, 교육기관으로서 그 권위를 공히 인정받았다 할 수 있다. 사액서원에는 면세 혜택과 서적 지원, 그리고 관노(官奴)를 둘 수 있는 권한을 줬다.

1000원 구권 지폐에 있는 도산서원 마당에는 관노인 마당쇠가 빗자루를 들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 눈을 크게 뜨고 찾다보면 그동안 마당을 다 쓸고 들어가버려 끝내 못찾는다는 우스개도 있었다.

입구로부터 5분 정도 산길을 걸어들어가면 안동호반에 오뚝 솟은 절벽(운영대)이 나오고 그 뒷편 기슭에 도산서원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서원은 소나무 숲에 포근하게 들어앉아 물가의 시사단을 바라보고 있다. 시사단 역시 정조가 퇴계의 유업을 기념해 따로 영남에서 별시를 보게 했던 것을 기념해 세운 곳이다.

이른 봄을 맞은 서원은 도저히 공부에 전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문 밖에는 샛노란 산수유가 피어났고 서원으로 오르는 계단 옆 목련과 매화는 건드리면 바로 꽃봉우리를 틔울 기세다.

매화는 퇴계가 사랑한 꽃이다. 불세출 선비의 성정을 흔들어 놓았다. 봄에만 잠깐 피는 매화를 아쉬웠던 퇴계는 매화 문양으로 만든 도자 의자에 앉아 책을 읽었으며, 유명을 달리하는 날 아침에도 나무에 물을 주고 떠났다는 기록이 있다. 매화 역시 1000원권 지폐에 등장한다.

도산서원에는 유품과 전시물을 통해 퇴계의 삶과 학문,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작은 박물관(유물관)이 있다. 퇴계가 썼던 문방사우, 주고받은 서간, 그리고 주리설을 도해로 설명해놓은 패널 등이 있다. 주리설은 퇴계의 성리학 이론으로 우주 만물을 볼때 그 원리를 중심에 둔 설이다.

◇사랑, 안동에서 피어나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나는 꿈에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펄럭이는 하얀색 도포같은 고장, 안동. 하지만 언젠가부터 ‘사랑의 도시’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병술년(1586년) 서른 한살의 나이로 요절한 ‘원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아내가 남편 시신의 가슴에 올린 한글편지의 한 구절이다. 이 애틋한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은 이응태(李應台·1556~1586)와 그의 아내 ‘원이 엄마’다.

원이 엄마는 병에 걸린 남편의 쾌유를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미투리를 지었다. 지국정성에도 불구하고 이응태는 죽었다. 눈물겨운 사랑으로 지은 편지와 미투리는 남편의 시신과 함께 땅에 묻혔다.

412년 후 이응태의 관은 안동시 정상동 택지 개발과정에서 발굴된다. 관은 장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 안의 건장한 남자 시신이 미라 상태 수준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지은 미투리와 여러 장의 편지가 공개됐다.

죽음마저 가르지 못한 원이 엄마와 아빠의 순애보는 전세계에 소개됐고, 다소 경직되고 위엄서린 선입견을 가졌던 안동은 순식간에 ‘사랑의 도시’ 이미지를 갖게 됐다

2003년 안동시는 시신이 발굴된 수몰 지역 수면 위에 나무 다리를 지었다. ‘달’을 상징하는 월영교는 미투리 모양으로 설계해, 원이네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기렸다. 길이 387m(너비 3.6m)의 국내 최장 목책 인도교로, 다리 한가운데에는 월영정(月映亭)이 우뚝 서있다. 나루에서 배를 타고 둘러 볼 수도 있는 월영교는 아름다운 야간 조명과 주변 경관이 좋아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다.

특히 사랑을 시작하거나 진행 중인 커플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월영교 앞에 서니 원이 엄마의 절절한 한마디가 가슴에 남아 눈가를 뜨겁게 한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demory@sportsseoul.com

여행정보

●여행상품=안동시는 하나투어와 업무협약을 맺고 관광상품 개발·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하나투어는 안동이 자랑하는 맛집과 고택 등 기반 시설과 함께 시티투어, 체험행사 등을 ‘안동 여행 상품’으로 구성해 국내·외에 판매하기로 했다.

●먹거리=안동은 찜닭, 간고등어, 건진국수, 맘모스제과, 월영교 달빵 등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먹거리가 많기로 유명하다. 이중 가장 유명한 것은 헛제삿밥. 양반가에서 제례를 지내는 상차림 그대로 나눠먹었던데서 유래했다. 서원이 많은 안동에서 유생들이 맛난 음식을 먹기위해 ‘제례 연습’을 하자고 해서 생겨났다는 설도 있다.

안동호 인근에 헛제삿밥집들이 많다. ‘까치지붕집’은 제대로 격식(?)있는 헛제삿밥을 차려내기로 소문난 집. 오신채를 적게 쓰고 색상을 맞추는 등 전해지는 제삿밥의 법도를 지켰다. 탕국을 비롯해 상어, 산적, 나물채반, 생선구이, 떡, 명태전, 다시마전, 배추전, 계란, 김치 등을 차려낸다. 원래도 푸짐하지만 안동 간고등어와 안동소주를 함께 곁들여도 좋다. 마지막으론 안동전통식혜를 낸다. 매콤새콤한 맛의 식혜는 디저트보다는 소화제로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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