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석혜란기자] 연극계 미투(Meetoo, 나도 말한다)가 또다시 나왔다. 이번엔 극단 신화의 김영수(59) 대표와 배우 한재영(40)을 겨냥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연극배우 박 모씨는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극단 신화 대표이자 연출 김영수와 배우 한재영을 고발한다"며 폭로했다.


신화 극단 출신이라고 밝힌 박씨는 "2010년 극단 신화에 들어갔고, 2011년 어느 날 출근했더니 김영수 대표가 나시 하나에 팬티 바람으로 있더라. 그리고선 내 볼에 뽀뽀를 했다"며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를 여자로 느끼고 성추행한다는 것에 혼란스럽기만 했다. 다음에 또 내 입꼬리에 뽀뽀했을 때 용기 내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했더니 도리어 왜 그러냐 되묻더라"고 주장했다.


또 박 씨는 "연극 '상계동 덕분이' 뒤풀이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대표에게 '연기적인 걸로 할 얘기가 있으니 (지하철에서) 내리라'고 해서 명동에서 내렸다"며 "술집에서 연기에 대한 얘기를 듣다가 지하철이 끊겨 극단에서 자고 바로 출근하겠다고 했더니 모텔로 데려갔다"고 폭로했다.


이어 "대표는 내가 있는데도 갑자기 옷을 다 벗고 자연스럽게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아닐 거라고 계속 속으로 되뇌며 쇼파에 쭈그리고 있었다"며 "샤워를 다하고 나온 대표는 침대로 들어가더니 내게도 침대로 오라고 했다. 거부하자 대표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럴 거면 나가자고 해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영수 대표의 성추행에 힘들어하던 박 씨는 극단 선배들과 술자리에서 그 일을 털어놓았다. 그때 한 선배가 "나도 너랑 자보고 싶어. 대표님도 남자야"라고 얘기했고, 그가 바로 한재영이었다고 했다.


박 씨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재영은 나보고 나오라고 하더니 바로 옆의 술집으로 이동해서 단둘이 술을 마셨다. 얼마간 얘기를 나눈 뒤 나더러 계산하라면서 나갔다. 그리고는 한재영이 따라와서 모텔에 가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정말 어이가 없었다. 머릿속이 어떻게 된 사람이면 방금 성추행으로 울던 후배에게 저럴 수 있을까 싶었다. 거부하고는 극단으로 갔는데 (한재영이) 따라왔다. 그리곤 나를 성추행했다"면서 "지금은 조연으로 자주 나오는데 그를 볼 때마다 그날의 상처가 떠오른다"고 토로했다.


이후 그가 극단을 관두겠다고 말했을 때 김 대표는 "어디 가서 극단신화에 있었다고 얘기하지 마라. 누군가가 너에 대해 묻는다면 나쁘게 얘기하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앞으로의 연기생활이 막힌다는 생각에 겁을 먹었다. 극단 사람들과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외엔 침묵하고 살았다. 계속 침묵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고 있고,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고 호소했다.


한편, 한재영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조연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다. 최근 영화 '재심', '대립군', 드라마 '나쁜 녀석들2'(OCN) 등에 출연했다.


다음은 박 씨의 미투 글 전문.


2010년 23살에 극단신화에 들어갔고, 극단엔 막내들이 돌아가면서 아침에 와서 장을 보고 음식을 해서 대표와 함께 밥을 먹었는데 2011년 어느 날 출근을 했더니 대표가 나시 하나에 팬티 바람이었다. 그리곤 내 볼에 뽀뽀를 했다.


나는 너무 놀라서 표정관리가 안됐었고 싫어하자 자신은 강아지나 애기들이 이뻐서 뽀뽀하는 것처럼 나에게 뽀뽀를 한것이고 내가 이상하게 느끼는 건 내가 생각이 더러워서라고 했다.


나는 우리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에게 여자로 느끼고 성추행을 한다는 것에 대한 것이 혼란스럽기만 했고 그다음에 출근했을 땐 입꼬리에 뽀뽀를 했고 나는 용기 내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더니 왜 그러냐고 되물었고 나는 우리 엄마한테 얘기 못할 일이 없고 소소한 것까지 얘기하는데 이건 말 못하겠다고 얘기했더니 대표는 꼭 다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역시 이것은 끝이 아니었다. 막내 생활 열심히 하고 있다가 청소년연극 '고딩만의 세상'을 준비할 때였다. 그때 극단선배들은 대학로에서 '상계동 덕분이'를 공연하고 있었고 매일 극단으로 출근하거나 공연장으로 갔었다.


선배들과 다함께 뒤풀이를 하는데 지하철이 일찍 끊긴다고 먼저 일어났다. 그런데 가는 도중 명동쯤에서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연기적인 걸로 할 얘기가 있으니 내리라고 했고 명동에서 내려서 기다렸다. 그날 함께 술집에서 술 마시면서 연기에 대한 것을 들었고 그리고 나는 지하철이 끊겨서 집에 못가니 극단에서 자고 바로 출근하겠다 했는데 모텔로 데려갔다.


자기는 그런 거 아니라고 오해 말라고 잠도 제대로 못잘 것 같아서 그런다며 결국 모텔로 들어갔고 나는 너무 불편하고 이상해서 소파가 있길래 거기에 누웠다. 대표는 갑자기 내가 있는데도 옷을 다 벗고 자연스럽게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아닐 거라고 계속 속으로 되뇌면서 쭈그리고 있었다. 샤워를 다하고 나온 대표는 침대로 들어가더니 왜 거기에 있냐고 침대로 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자신의 첫사랑과 닮았다는 얘기를 했다.


나는 그건 진짜 아닌 것 같다고 끝까지 침대에 올라가지 않자 대표는 불같이 화를 내며 그럴꺼면 나가자고 해서 나왔다. 그리곤 모텔에 환불요청을 했지만 당연히 환불은 안됐다. 씩씩거리면서 배우는 생각하는 게 열려있어야 하는데 너는 그렇지 못하다고 화를 냈다.


대표는 왜 자신이 내게 청소년극에서 역할을 왜 너에게 많이 줬는지 모르겠냐고 했다. 그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아닐 것이라고 계속 믿고 싶었던 내 생각은 틀렸단 걸 알았다. 그리곤 각자 따로 갔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무슨 실수를 하면 무대에 혼자 서있게 하고 선배배우들이 관람석에 앉아있는 상태에서 나를 혼냈다. 대역죄인 같이 느껴졌다. 너무 힘들어서 결국 극단선배들만 있는 술자리에서 선배들에게 대표와 있었던 일을 울면서 토로했다.


그런데 한 선배가 '나도 너랑 자보고 싶어 대표님도 남자야'라고 얘기했다. 다른 선배들이 무슨 소리하냐고 하자 그 선배는 조용히 하라고 했고 다른 선배들은 합죽이가 됐다. 그 선배는 지금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한재영이라는 배우다.


그때도 연기 잘하는 게 권력인 느낌이 있었고, 그때는 영화에도 단역으로 나오고 있었다. 지금은 황정민 배우의 소속사로 들어가서 조연으로 자주 나와서 볼 때마다 그날의 상처가 떠오른다. 심지어 라디오스타에 나올 때는 부들부들 떨렸다.


거기서 끝도 아니었고 한재영은 나보고 나오라고 하더니 바로 옆의 술집으로 이동해서 단둘이서 술을 마셨다 다른 선배들은 쫓아오지 않았다. 술 마시면서 연기에 대해 조금 얘기하더니 나더러 계산하라고 해서 계산하고 나왔다.


그리고 나는 또 극단으로 가서 자려고 가는데 한재*이 따라와서 모텔가자고 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머릿속이 어떻게 된 사람이면 방금 성추행으로 울던 후배에게 저럴수 있을까. 거부하고는 극단으로 갔는데 따라왔다. 그리곤 나를 성추행했다. 내가 끝까지 거부하자 나갔다.


청소년연극을 끝으로 극단 연습실에 가서 극단을 그만두겠다고 얘기하자 대표는 어디 가서 극단 신화에 있었다고 얘기하지 말라며 누군가가 너에 대해 묻는다면 나쁘게 얘기하겠다고 했고 나는 앞으로의 연기생활이 막힌다는 생각과 함께 겁을 먹었다. 극단사람들과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외엔 침묵하고 살았다.


계속 침묵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고 있고.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사실 이 일이 제일 큰 상처라서 그렇지 별의별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때 이후로 나는 더 이상 순진하진 않았다.


shr1989@sportsseoul.com


사진 ㅣ 샘컴퍼니 홈페이지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