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양상문 감독 축하받는 류중일 LG감독[SS포토]
LG트윈스는 13일 잠실야구장에서 류중일 신임 감독 취임식을 열고 2018시즌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날 취임식에는 신문범 LG스포츠 대표이사와 양상문 단장, 진혁 경영지원실장을 비롯한 프런트와 선수단 대표로 주장 류제국, 박용택, 차우찬 등이 참석하여 류중일 감독의 취임을 축하했고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전임 LG감독이자 신임단장인 양상문 단장이 류중일 신임감독의 취임을 축하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2018시즌 LG에서도 발 야구를 볼 수 있을까.

지난 22일 열린 2차드래프트에는 A급은 아니지만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다수 나왔다. 이 선수들은 모두 자신을 필요로 하는 타 구단의 지명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하지만 LG는 달랐다. 베테랑 이병규, 손주인, 유원상과 백창수를 타 팀에 보냈지만 영입한 선수는 모두 미래를 내다본 자원들이었다. 리빌딩의 바람이 그 어느때보다 거세게 불고 있는 LG의 팀 상황과 결을 같이 하는 선택이다.

LG는 SK에서 외야수 이진석(22), 두산에서 신민재(21), 넥센에서 장시윤(24)을 데려왔다. 세 선수 모두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생소한 이름에서 느껴지듯 아직 이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 보여준 것은 미미하다. 충암초(고양시리틀)-충암중-충암고를 졸업하고 2015년 SK에 입단한 이진석은 아직 1군 뿐 아니라 2군 출전 경험도 전무하다. 2015년 두산 육성선수인 신민재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장시윤이 프로 무대 경험이 있다. 2014년 넥센에 입단한 장시윤은 2015시즌엔 17경기에 나와 타율 0.276을 기록했고, 2016시즌엔 9경기에서 타율 0.200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1군 출전 없이 퓨처스리그(2군)에서 한 시즌을 보냈다.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 8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이 아니다.

그렇다면 LG가 이 세 선수를 뽑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단지 나이가 어리다고 데려온 걸까. LG는 세 선수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장점에 주목했다. 그것은 바로 ‘스피드’였다. LG 양상문 단장은 “세 선수가 젊다고 뽑은 건 절대 아니다. 젊은 것은 우리 팀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세 선수는 스피드가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감독님과 의논할 때도 발 빠른 선수를 뽑자고 의견을 모았고, 최종적으로 세 선수를 낙점했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LG는 발 빠른 선수가 별로 없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2015시즌 팀 도루는 113개로 전체 5위였고, 2016시즌엔 121개로 3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77개로 전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뛰어나지도 않은 수치다. 선수 개개인적으로 봤을 땐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선수는 딱히 보이지 않았다. 2015시즌에는 오지환이 25개의 도루를 기록했지만 해가 갈수록 선수들의 도루는 줄어들었다. 2016시즌엔 김용의가 기록한 19개, 올해는 11개의 도루를 기록한 이형종이 팀 내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선수였다. 리그 전반적으로 부상 위험이 높은 도루를 자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그럼에도 LG에 발 빠른 선수가 부족하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LG 류중일 감독도 이런 취약 부분을 감지하고 구단에 발 빠른 선수들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이번 2차드래프트에서 데려온 선수도 결국 류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세 선수에게 당장 1군에서 뛰어난 활약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대주자로 경기에 투입해 빠른 발로 충분히 상대팀에 위협을 줄 수 있다. 넓은 잠실구장을 이용하는 LG에게 한 베이스 더 훔칠 수 있는 자원은 꼭 필요하다. 빠른 발을 수혈한 LG가 다음 시즌 그동안 보이지 못했던 발 야구를 활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