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 인턴기자] '사랑의 온도'가 종영을 앞둔 가운데, 드라마가 남긴 진솔하고 담백한 명대사는 여전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구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는 대기업에 사표를 내고 자신의 꿈인 드라마 작가가 되는 이현수(서현진 분)와 유학파 출신의 미슐랭 원스타 셰프 온정선(양세종 분)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서로에게 알맞은 사랑의 온도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다. 연애 세포를 일깨우는 달달한 로맨스부터 어쩌면 답답해 보일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커플의 갈등까지. 일상에서 한 번 쯤 겪어 봤을 만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사랑의 온도' 주인공들의 솔직하고 세심한 대사들은 시청자들에 많은 공감을 샀다. 드라마는 두 달간의 장정을 마쳤지만 명대사는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시청자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 '사랑의 온도' 명대사를 모았다.


▲ "키스에 책임감 가져야 하나요?", "피해, 싫으면"(정선)


벌교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기찻길 안, 현수와 정선은 흔들리는 기차의 움직임에 순간 밀착되었고 정선은 "키스하고 싶어요. 키스에 책임감 가져야 하나요?"라고 충동적인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정선은 현수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사랑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운 마음을 전했고, 현수는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여자는 키스 안 해. 여자는 환상을 갖거든"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선은 현수를 지긋이 바라보더니 "피해, 싫으면"이라는 말과 함께 서서히 다가갔다. 현수는 피하지 않았고, 둘은 달콤한 첫 키스를 나눴다. 연하남의 달달하면서도 박력 있는 대사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 "인생에는 우선순위라는 게 있어. 네가 우선순위에서 밀렸어", "감정폭력 쓰지마"(정선)


정선은 사랑 앞에 '애매함' 따윈 없었다. 정선을 짝사랑한 지홍아(조보아 분)는 자신과 약속을 취소하고 현수에게 간 정선에게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고 화를 냈다. 그러자 정선은 "인생엔 우선순위라는 게 있어. 넌 우선순위에서 밀렸어. 현수 씨한텐 누구든 밀려"라고 쏘아붙였다. 눈물로 호소하는 홍아에게 "내 생각엔 한 번도 널 착각하게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난 네 감정에 내 책임 없어. 더 이상 나한테 감정 폭력 쓰지 마"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런 정선의 '철벽남' 면모는 보는 이들의 속을 뻥 뚫리게 만들기도 했다.


▲ "사랑해. 사랑하고 있어"(현수)


어렵게 마음을 확인한 만큼 더 애틋했다. 여수에서 현수는 정선과 엇갈려 길을 잃었다. 정선을 찾아다니는 동안 그와 엇갈렸던 시간들을 떠올린 현수는 "길 이제 안 잃어버린다며?"라고 자신을 부르는 정선의 목소리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그리곤 "사랑해. 사랑하고 있어"라며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고백했다. 정선은 이런 현수를 따뜻하게 안으며 "알고 있어"라고 답했다. 두 사람이 오래도록 돌고 돌아 처음으로 서로의 온도를 맞춘 순간이었다.


▲ "혼자 울지 마. 혼자 우는 건 자신의 인생에 들어오도록 허락하는 게 아니야"(현수)


현수와 정선의 관계에 위기가 찾아왔다. 정선은 아픈 자신의 가족사를 현수에게 이야기 하기를 꺼렸고 혼자 감내하려 했다. 하지만 현수는 "언제까지 참아야 될지 생각하고 있어. 계속 기다렸어. 눈치 보고 있어"라며 "언제쯤 나한테 자기 인생에 들어와도 된다고 허락해줄 거야?"라고 정선에게 서운한 감정을 토로했다. 이에 정선은 "이미 내 인생에 들어왔어"라며 다독였지만, 현수는 "혼자 울지 마. 혼자 우는 건 자신의 인생에 들어오도록 허락하는 게 아니야. 자기의 고통이 뭔지 정확히 알아야 내가 자기를 더 깊게 사랑하고 이해하게 되잖아"라며 서운해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의 아픔은 함께하지 않았으면 하는 정선과 그 아픔까지 받아들이고 사랑하려는 현수의 온도 차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내 프러포즈는 근거 있어. 네가 현수와 만나지 않았던 시기에 내가 같이 있었어"(정우)


5년간 '키다리 아저씨'처럼 현수만 바라보고 지켜주던 정우(김재욱 분)는 현수와 정선의 재회 이후 사랑과 우정 모두를 잃으며 일탈을 택했다. 정우는 정선에게 "내 프러포즈는 근거 있어. 네가 현수와 만나지 않았던 시기에 내가 같이 있었어. 공모 당선됐을 때, 첫방송 했을 때, 아팠을 때, 크리스마스이브, 연말연시같이 있었어"라고 말했다. 그리곤 현수에게 프러포즈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인생 함께 갈 사람 결정하기도 해. 너한테 가장 절망인 순간에 너한테 내가 있다는 거 알리고 싶었어. 나 의지하라고" 진심을 드러냈다. 정우의 사랑 표현법은 일방적이었지만, 5년을 기다린 그의 모습은 현수를 향한 진심과 절박함을 느끼기 충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사랑의 온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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