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지성-엄기준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피고인’, ‘자체발광 오피스’, ‘추리의 여왕’, ‘맨투맨’…

새해 안방극장에서 신예 작가들이 활약하며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극본공모에 당선한 작가를 비롯한 신인 작가들이 로맨틱코미디가 아닌, 색다른 장르의 드라마를 통해 이야기의 힘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월화극 정상을 달리고 있는 SBS ‘피고인’의 최수진 최창환 작가를 비롯해 지난주 첫방송한 SBS 초감성 미니드라마 ‘초인가족 2017’, 방송을 앞둔 MBC ‘자체발광 오피스’ 등은 신인작가의 집필로 눈길을 끈다.

‘피고인’은 딸과 아내를 죽인 살인자 누명을 쓴 박정우 검사(지성 분)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내기 위해 써 내려가는 처절한 투쟁 일지이자, 희대의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첫회부터 열혈검사였던 박정우가 하루아침에 가족을 죽인 살인자 누명을 쓰고 수감된 데다 기억까지 잃어버려 그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촘촘히 그렸고 매회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시청자들에게 팽팽한 긴장감과 반전의 묘미를 안겼다. 16부로 기획됐지만 시청자들의 요청과 완결된 이야기를 위해 2부 연장을 결정해 18부로 종영한다.

‘피고인’으로 입봉한 최수진 최창환 작가는 친남매로, 2015년 SBS극몬공모전에서 ‘천원짜리 변호사’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당초 수상작인 ‘천원짜리 변호사’로 SBS에서 방영을 준비하던 중 지난해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비슷한 캐릭터의 이야기로 먼저 방송하는 바람에 신작 ‘피고인’으로 안방극장에 찾아오게 됐다.

SBS 한 관계자는 “우리는 글 잘쓰는 신인작가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며 “‘피고인’의 최수진 최창환 작가는 신인이지만 천재적인 역량이 있는 뛰어난 작가들이어서 작품이 좋아 미니시리즈에 편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을 잘쓰는 것과 화면에서 구현되는 것 사이에 갭이 있어 ‘피고인’의 경우 작가들이 노련한 연출자인 조영광 PD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극의 구성과 전개 등에 대해 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가 5년 만에 선보인 ‘초인가족’은 평범한 회사원, 주부, 학생의 일상 에피소드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모두 초인’이라고 말하는 웃음 감성 미니 드라마 다. 작품을 집필 중인 진영 작가는 라디오 스크립터 출신으로 알려져있다. 진영 작가는 ‘발리에서 생긴 일’, ‘애인있어요’ 등의 최문석 PD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2015년 12월26일 2회 방송한 SBS특집극 ‘너를 노린다’의 김현정 작가도 올해 방송할 SBS 미니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너를 노린다’는 류덕환 권율 서준영 주연으로,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대학의 서열화와 학생대출 문제를 밀도있게 다뤄 호평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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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자체발광 오피스’의 고아성.사진|MBC

오는 3월15일 첫방송하는 MBC ‘자체발광 오피스’는 2016년 상반기 MBC 드라마극본 공모에서 정회현 작가가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자신이 시한부란 사실을 알고난 뒤 할말 다하며 ‘갑질’하는 슈퍼 을로 거듭난 계약직 신입사원의 ‘직딩잔혹사-일터 사수 성장기’를 표방한 오피스드라마다. 고아성이 극중 오늘만 사는 발칙한 슈퍼을 은호원 역을 맡아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매력을 발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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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추리의 여왕’.사진|KBS

KBS도 아동불치병에 걸린 딸과 그를 보살피는 평범한 아빠의 이야기로 따뜻한 감동을 전한 ‘오 마이 금비’에 이어 경력작가 대상 미니시리즈 극본공모 당선작인 이정은 작가의 ‘추리의 여왕’을 오는 4월5일 첫 방송한다. ‘추리의 여왕’은 경찰을 꿈꿔온 검사부인 유설옥(최강희 분)이 열혈 형사(권상우 분)와 완벽한 파트너로 협업을 펼치며 각종 사건들을 추리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_맨투맨_ 공식 티저 포스터(단체)
사진|JTBC

지난해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태양의 후예’의 김원석 작가는 오는 4월21일 첫방송예정인 JTBC 금토극 ‘맨투맨’을 선보인다.박해진 박성웅 김민정 등이 출연하는 ‘맨투맨’은 톱스타의 경호원이 되는 다재다능하고 미스터리한 남자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멜로 스파이 액션드라마다. 김 작가는 2011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국경없 의사회’로 우수상을 받아 스타 드라마작가인 김은숙 작가와 협업해 ‘태양의 후예’를 탄생시켰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드라마의 흥행여부는 스타파워보다는 이야기의 완성도가 좌우한다”며 “어느 정도 흥행이 담보된 스타작가의 대작도 좋지만 다양한 장르의 참신한 소재와 이야기를 하는 신인작가 발굴을 통해 드라마시장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적극적으로 극본공모 당선작 등 신인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있고 MBC ‘쇼핑왕 루이’, ‘오 마이 금비’ 등은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hjcho@sportsseoul.com

SBS ‘피고인’.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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