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프로야구계는 최근 100억 원대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이 두 명이나 등장하면서 FA 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성장해야 할 어린 선수들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채 사라지고, 그로 인해 기존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선수들 사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깊어졌는데, 그나마 최근 몇몇 구단에서 '리빌딩'에 주목하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양준혁도 프로야구계에 언제 또 암흑기가 찾아올지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선수들이 실력을 인정받아 좋은 대우를 받는 건 박수 받을 일이다. 다만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면서 양적·질적인 성장이 함께 이뤄져야 프로야구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 특히 프로야구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초등학교 야구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나 협회가 너무 아마추어 야구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낸 양준혁은 "현재 우리나라 리틀 야구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야구 선수가 될 재목을 키워내야 할 초등학교에 대한 후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건 처음 하는 이야기인데 학창시절 고 장효조 선배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다. 만약 내게 그런 기회가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없었을 것이다. 프로야구의 근본인 초등학교 야구부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양준혁은 청소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바로 서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혁은 지난 2015년 청소년 후원과 관련해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를 만났다. "3년 고생한 끝에 겨우 만났다"는 양준혁은 "당시 여성가족부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국 후원은 받지 못했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청소년을 위해 쓸 수 있는 1년 예산이 고작 9억 원에 불과하다고 하더라. 말도 안 될 정도로 턱 없이 부족하다"고 탄식했다.


양준혁은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만 봐도 그렇다. 의무적으로 스포츠와 악기 한 가지씩은 꼭 하게 돼 있다. 이에 맞춰 학교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청소년 문제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땀 흘릴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마련해주지 않아서다. 청소년을 위한 나라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건강이 바로 서야 공부든, 인성(정신)이든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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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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