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고개 숙인 한화 이글스, 넥센전 3-7 석패로 또다시 연패!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7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7로 패한 뒤 홈팬들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가 천신만고 끝에 4연패에서 탈출했다. 개막 이후 최악의 투타 밸런스로 우려를 샀는데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NC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투수 세 명으로 9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 막아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6이닝 동안 단 2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경기를 만들어 준 덕분이다. 마에스트리가 초반에 무너졌다면 벌떼야구로 힘겨운 사투를 펼쳤을 것이다.

한화 야구는 복잡하다. 선발 투수가 정해지지 않았고 불펜진도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모른다. 1군에 힘을 보탤 투수들이 줄부상에 신음하고 있어 마땅히 올릴 카드가 없다. 특급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는 이제 불펜피칭을 시작했고 윤규진과 이태양은 퓨처스리그에서 컨디션을 조율 중이다. 심수창, 송신영, 배영수 등 베테랑들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 합류 시기가 불투명하다. 없는 살림으로 매 경기 돌려 막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막 2연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떨어진 팀 분위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있다.

[SS포토] 한화 권혁, 1실점도 허용 않는 짠물 역투!
한화 이글스 권혁이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5로 앞선 8회 투구를 마친 뒤 덕아웃에 돌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한화 선수들은 표정에 생기가 없다. 그럴만하다. 특별타격훈련이나 불펜피칭이 매일 이뤄진다.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쉬는 날 없이 강행군을 하고 있으니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연패까지 겹쳐 팀 분위기는 최악이다. 생기를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선수 구성도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끼친다. 김 감독이 쌍방울과 SK를 돌풍의 팀으로 끌어 올렸을 때에는 선수들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의 젊은 나이였다. 육체적인 피로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한화는 30대 초중반 선수가 대부분이다. 정신력으로 이겨내는 것보다 웨이트트레이닝이나 스트레칭, 가벼운 러닝 등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팀 밸런스가 안좋다면 강한 훈련이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 외적인 부분도 그렇다.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철학이지만 선수들은 컨디셔닝을 통해 경기에 쓸 힘을 비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넥센이나 KIA, 삼성 등 젊은 감독들이 이끄는 팀은 혹독한 훈련보다 컨디션 조절에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타팀 선수들과 얘기를 주고 받다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 선수들은 거의 매일 메이저리그를 시청한다. 추신수(34·텍사스)를 비롯해 올해 이대호(시애틀)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 등 한때 함께 뛰던 동료들이 빅리그에 진출해 자연스럽게 관심이 높아졌다. 기술적인 것도 있지만 메이저리그식 체력관리나 컨디셔닝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훈련 중심에서 컨디션 관리쪽으로 흐름이 변하고 있다.

[SS포토] 정근우, 로사리오~ 김성근 감독님은 말이야...
한화 이글스 정근우와 로사리오가 6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몸을 풀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대전 | 김도훈기자 dcai@sportsseoul.com

김 감독은 “팀은 사이좋게 지내는 집단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팀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막 8경기에서 과연 ‘치열한 대화’를 나눴는지 의문이다. 김 감독과 경기 후 볼배합이나 타격 노림수 등을 얘기하면 아쉬움 투성이다. 김 감독이 메모한 내용을 각 파트별 코치들도 인지하고 있을까? 한화의 경기를 지켜보면 실제 경기에서 코치들이 투수나 포수와 심리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든다. 감독의 수첩을 빼앗아서라도 그 정보를 공유하고 선수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KBO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코치들이라면 더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선수들의 표정에 생기가 돌면 팀 분위기가 바뀐다. 바뀐 팀 분위기는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감독의 야구 철학을 선수들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코치들의 역할이다. 그저 ‘감독님 지시사항’이라고 전달하는 것에 그치면 선수들은 훈련이 아닌 노동을 할 뿐이다. 감독 눈밖에 나 직장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것은 김 감독이 극도로 싫어하는 ‘사이좋게 지내는 팀’ 만들기에 지나지 않는다. 분위기 전환을 반드시 선수단에서 먼저 시작할 필요는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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