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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이 지난 10월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4년 1개월 만에 A매치 복귀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달콤한 결혼 효과가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에게도 전해질 것인가.

‘카라 전 멤버 강지영의 언니’ 강지은(26) 씨와 백년가약을 맺는 지동원은 결혼 후 승승장구하는 유럽파 선배를 본보기로 하고 있다. 유럽리그에 진출하는 태극전사의 숫자가 늘면서 이른 나이에 결혼하는 문화도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하나 같이 가장이 된 뒤 책임 의식을 지니고 축구에만 집중해 오름세로 돌아선 예가 많다.

가깝게는 ‘슈틸리케호’의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다. 2년 전 여덟 살 연상 배우 한혜진과 결혼한 뒤 전성기를 맞고 있다. 유부남으로 첫 시즌을 보낸 2014~2015시즌 리그 8골을 넣으며 한국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을 수립했다. 한혜진이 국내에서 연예 활동을 하면서도 잉글랜드까지 날아가 내조한 힘이 컸다. 지난 가을 딸까지 얻은 뒤 더욱 큰 동기부여를 지녔다. 대표팀 관계자들은 “기성용이 한층 더 성숙한 축구 선수로 거듭나는 것에 한혜진 내조가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입은 모은다. 기성용은 SNS 사건, 왼손 경례 파문을 딛고 이젠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됐다. 같은 시기 한 살 연상 일반인과 결혼한 구자철도 지난해 아들을 얻은 뒤 전 소속팀 마인츠에서 5골을 넣으며 자리잡았다. 대표팀 동료에게 “빨리 장가가는 게 좋을 것”이라며 결혼 전도사 구실을 하고 있다.

멀리 보더라도 결혼 효과를 누린 축구인들이 많다. ‘불세출의 스타’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은 1977년 1월 오은미 씨와 결혼한 이듬 해 독일로 날아갔다. 오 씨는 집안일은 물론 차 전 감독의 대외적인 업무까지 도맡으며 아내이자 매니저 구실을 톡톡히 했다. 유럽에서 ‘갈색 폭격기’로 불리며 독일에서 뛰는 10년간 98골을 터뜨린 전설적인 활약 배경엔 오 씨가 있었다.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도 1980년, 당대 최고 MC였던 최미나 씨와 결혼한 뒤 네덜란드로 떠났다. 최 씨도 두 달 뒤 네덜란드에 합류, 신혼을 보내면서 허 부총재의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도왔다.

지동원도 선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결혼을 선택한 케이스다. 잉글랜드를 떠나 독일에 온 뒤 도르트문트에서 자리잡지 못한 그는 두 차례 임대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아우크스부르크로 지난해 완전 이적했다. 전반기 리그와 컵대회, 유로파리그 등 20경기를 뛰며 2골을 넣었으나 만족에는 거리가 있는 활약이었다. 평생 동반자와 독일로 날아가는 만큼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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