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2015년 '을미년(乙未年)' 달력이 '병신년(丙申年)'으로 바뀔 날이 열흘 남짓 남은 가운데, 각 방송사의 드라마 경쟁은 새해에도 이어질 기세다. 올해는 유독 지상파 방송사를 위협하는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로맨틱코미디, 멜로, 시대극, 웹툰 원작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감각을 자극했다.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극중 배우들의 명대사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 한해 인기를 끈 드라마 속 배우들의 명대사는 무엇이 있었을까. 스타들이 직접 선정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부터 다채로운 패러디물을 양산해낸 대사까지, 한해를 빛낸 드라마 속 '말말말'을 정리했다.



▲ "아이고 성사장, 반갑구만 반가워요", 유행어 재조명은 '응답하라 1988'에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대사 하나 하나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인기를 끈 건 개그 프로그램 '유머 1번지'의 코너 '북청 물장수'에 등장했던 유행어, "반갑구만 반가워요" 인사법이다. 이는 '응팔' 열풍 속에 대중의 인사법까지 장난스럽고, 친근하게 바꿔놓았다.


"아이고 성사장, 아이고 김사장. 반갑구만, 반가워요."(김성균, 혜리)



'츤데레(겉으로 까칠하지만 뒤에서 챙겨주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매력을 발산 중인 류준열의 대사 또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류준열의 '하지마 하지마' 대사는 290여 개(17일 오전 10시, 네이버 블로그 기준) 이상의 관련 글을 쏟아낼 정도로 대중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소개팅 들어왔는데 할까, 하지 말까?"(혜리), "하지마, 하지마 소개팅."(류준열)



▲ '지부편' 박서준이 꼽은 '그녀는 예뻤다' 명대사는? "혜진아"


지난달 종영한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지부편(지성준 부편집장) 앓이'란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이제는 20대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로 급성장한 박서준은 드라마 속 숱한 명대사를 뒤로 하고 "혜진아"라는 단어 하나를 가장 기억에 남는 명대사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혜진아'라고 부르는 게 가장 애틋하면서도 슬픈 대사인 것 같아 기억에 오래 남았다. 또 극중에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중요한 상황을 많이 연출했던 것 같다."(박서준)


폭탄머리에 주근깨 가득한 얼굴, 근원을 알 수 없는 패션을 한 주인공 황정음에게 돌직구를 날린 잡지사 '모스트' 황석정의 대사는 큰 유행과 함께 많은 패러디물을 양산해냈다. "모스트~스럽지 못하게."(황석정)


▲ '용팔이 지분 80%', 주원의 눈물 뚝뚝 "널 살린 거 후회해"


지난 2013년 방송된 KBS2 '굿 닥터' 이후 2년 만에 다시 의학드라마에 도전한 주원은 총 18부작으로 진행된 '용팔이'에서 "널 살린 거 후회해"라는 말에 가장 공을 들였고,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라고 꼽았다.


"기억에 남는 것은, 16회에서 여진(김태희 분)에게 '널 살린 거 후회해'라고 말한 장면이다. 연기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던 부분이다."(주원)



주원은 대사 한 마디에 김태희가 받을 상처까지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누군가 나에게 '후회해'라고 말하면 상처가 될 것 같다. 그 상처를 받을 여진까지 신경썼다."(주원)


▲ '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 성인 배우로 한걸음 더 성장


'오 나의 귀신님'에서 '19금' 대사로 남성들을 무장해제시킨 배우 박보영은 응큼하고 도발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뽀블리'란 애칭을 얻었다. 박보영과 함께한 조정석은 "박보영 애교, 견디기 힘들었다"고 고백했을 정도. 특히 1인 2역의 내면 연기를 리얼하게 살려낸 박보영은 20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우뚝 섰다. 박보영에게 '오 나의 귀신님'은 20대 중반에 성인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한 번만 해요', '잠깐 쉬었다 가요', '모텔 갈래요?' 등 셀 수 없이 많은 19금 대사들이 기억에 남는다."(박보영)



"박보영의 '조금만 더 안고 있으면 안되냐'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만약 극중 박보영과 같은 여성이 내게 들이댄다면 도망갈 듯하다. 허허"(조정석)



▲ '프로듀사' 신디의 매니저가 남긴 한 마디 '공감 지수 100%'
방송 예능국 안에서 펼쳐지는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KBS2 '프로듀사'는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등 소위 A급이라 불리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평균 시청률 또한 17.7%(닐슨코리아 기준)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박지은 작가와 서수민 PD의 완성도 높은 대본과 연출력 덕분에 시청자들의 뇌리에 스친 명대사가 줄을 이었다.


"아무도 그와 친하지 않았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누구의 마음에도 들려고 하지 않았다."(아이유) "편집이란 무엇인가? 편집은 포기다. 욕심냈다간 다 잃을 수 있다."(차태현)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극중 '슈퍼 乙'로서 현시대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아이유 매니저(최권 역)의 한 마디였다. "사람에게 욕 먹고 미움받는 건 상관없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움받고 욕 먹는 건 두려운 일이다."(최권)



▲ 알고 보면 더 아픈 '송곳' 속 명대사
JTBC 드라마 '송곳'은 절망적인 비정규직의 현실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푸르미 마트 이수인(지현우) 과장의 연기는 감동과 울림 그 이상을 선사하는데 충분했다.


"쓸데 없는 어른 흉내 내지말고 니 밥그릇이나 잘 챙겨", "어쨌든 나는 모든 곳에서 누군가의 걸림돌이었다", "더 달라는 소리를 못하게 하고 싶으면 애초에 아무것도 안 쥐어주면 돼" 등 주옥 같은 명대사들이 쏟아진 가운데,



"극중 노조를 하겠다고 자처한 저에게 안내상 선배가 던진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이 달라지는 거야'라는 대사가 가장 가슴속에 남았다."(지현우)


뉴미디어팀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MBC, KBS2, SBS, JTBC, 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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