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파란하늘 하늘색 풍선은 우리 맘속에 영원할꺼야. 너희들의 그 예쁜 마음을 우리가 항상 지켜줄꺼야"


그룹 god가 12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에서 또 하나의 '레전드' 무대를 선사했다. 아이돌 그룹으로는 최초로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god는 '프라이데이 나잇(friday night)'과 '하늘색 풍선'을 부르며 객석을 추억으로 물들였다.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하늘색 풍선을 흔들며 god와 추억을 공유했고, god는 객석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그룹 god. 이젠 정말 '국민 그룹'이란 수식어가 부족할 정도다. 16년 동안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했고, 다시 '완전체'로 돌아와 팬들의 옛추억을 새록새록 불러일으키고 있다.



▲성장-'국민그룹'이란 타이틀을 얻다
1999년 1월 1일 정규 1집 앨범 '챕터 1(Chapter 1)'을 발매하며 데뷔한 god는 신인 그룹으로는 드물게 '어머님께', '관찰'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국민그룹'의 시작을 알렸다. god는 같은 해 11월 정규 2집 앨범 '챕터 2(Chapter 2)'를 발표했다. 요즘 가요계 흐름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god는 또다시 해냈다. 서정적인 발라드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를 시작으로, '애수(哀愁)', '프라이데이 나잇'까지 메가 히트시키며 연말 시상식의 상이란 상은 죄다 휩쓸었다.


이어 2000년 1월부터 2001년 5월까지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god의 육아일기'는 '국민그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왕엄마 손호영을 필두로 왕아빠 박준형, 패션 윤계상, 오락 김태우, 잠자리 담당 데니 안은 아직도 팬들의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 있다.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만약 1999년대가 그려진다면, god는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중 하나일 게 분명하다.


god의 활동은 2000년 발매한 정규 3집 앨범 '챕터 3(Chapter 3)', 2001년 정규 4집 앨범 '챕터 4(Chapter 4)'로 정점을 찍었다. '거짓말', '길', '하늘색 풍선', '니가 있어야 할 곳' 등 히트곡도 히트곡 이지만 각각 184만 장(3집), 171만 장(4집)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며 2000년대 최고의 명반임을 입증했다. 이 기세를 이어 2002년 7월부터 2003년 3월 30일까지 'god 100일 간의 휴먼콘서트'라는 타이틀로 매일 다른 주제로 구성된 콘서트 100회를 전회 매진시키며 공연계의 한 획을 긋기도 했다.



▲위기-소속사 계약 종료와 윤계상의 탈퇴
승승장구 할 것만 같았던 god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소속사 계약 만료와 함께 윤계상이 팀 탈퇴를 선언한 것. 2002년 12월 정규 5집 앨범 '챕터 5 레터(Chapter 5 Letter)' 이후 소속사와 전속 계약 종료로 god를 둘러싼 각종 루머가 흘러나오던 차에 윤계상이 돌연 팀을 탈퇴하면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당시 다른 멤버들이 새 앨범 작업에 한창일 때 윤계상은 홀로 행동하며 영화 '발레교습소', SBS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 등에 출연했다. 이에 데뷔 때부터 이어져온 '가수보단 연기를 희망한 윤계상이 팀에서 빠지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당시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고, 6집 앨범은 결국 반쪽짜리 앨범이 되며 히트곡 '보통날'을 제외하고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렸다.



▲모색-반 강제로 시작된 멤버들의 개인 활동
나머지 네 멤버는 2005년 7집 앨범 '하늘 속으로'를 끝으로 god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개인 활동에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이듬해 손호영을 시작으로 김태우가 성공적인 솔로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김태우는 빼어난 가창력으로 '하고 싶은 말', '아이 러브 유 오 땡큐(I Love U Oh Thank U)', '메아리' 등을 히트시켰다. 이후 수색부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김태우는 제대한 2009년 미니 앨범을 발표, 수록곡 '사랑비'를 통해 솔로가수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데니안은 음반활동 보단 연기, DJ로서 활동 영역을 넓혔다. KBS 라디오 '키스 더 라디오' DJ를 비롯해 MBC 시트콤 '뉴 논스톱', SBS 드라마 '순결한 당신', KBS2 '추노', tvN '환상거탑'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박준형 역시 할리우드에 진출, 2007년 '스피드 레이서', 2009년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등에 출연했다.



▲반전-극적으로 성사된 god의 재결합
각자 개인활동에 주력하던 지난해 5월 드디어 god의 재결합 소식이 전해졌다. 2004년 탈퇴했던 윤계상이 다시 돌아오면서 9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god는 싱글 앨범 '미운 오리 새끼'를 발매했다. 9년 만의 완전체 앨범이라서 였을까.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주요 음원사이트 퍼펙트 올킬에 성공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9일에는 다시 한 번 '지오디 싱글 앨범(god Single Album)'이라는 타이틀로 '웃픈 하루' 음원을 공개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한 god는 지난 16년 동안 있었던 과거를 대중 앞에서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그동안의 오해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윤계상은 "(김)태우가 god 재결합 제안을 했을 때 솔직한 두려웠다.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었다"며 재결합에 선뜻 응하지 않았던 이유를 털어놨다.


이어 "배우로 활동할 때 매체를 통해서 자극적으로 나가는 기사들이 많았다. 그 때문에 오해가 쌓이더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내가 가수보다 배우하고 싶어 나갔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이 오해를 갑자기 풀기에는 힘든 시간이었다"며 의도치 않은 오해 때문에 힘들었다고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태우는 "사실 god의 재결합 키는 윤계상이 가지고 있다"며 "사실 난 god에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그 믿음 때문에 내가 형들한테 연락을 하고, 각 소속사 대표들과도 만난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을 듣고 윤계상이 한 마디를 거들었다. "김태우가 god의 가장 큰 팬"이라고. 그렇다. '하늘색 풍선'을 흔들며 god의 이름을 연호했던 팬들 뿐만 아니라 god 멤버 5명도 모두 'god'라는 그룹 안에서 함께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이들은 오는 16일부터 다시 한 번 역사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데뷔 16주년 지오디 콘서트'를 시작으로 24~25일 대구, 30~31일 부산까지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팬들과 만난다. 이젠 정말 '국민그룹'이란 수식어도 부족할 만큼 전설이 되어 가고 있는 'god'다.


뉴미디어팀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god 앨범, KAMA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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