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우승 트로피 들어올리는 이대호와 정근우
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한국과 미국의 결승전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미국에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주장 정근우(오른쪽)와 이대호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도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우승의 기쁨도 잠시다. 이제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 소속된 팀으로 복귀해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마무리 훈련 기간이 거의 끝나가 자체 회복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회복 훈련 정도에 따라 내년 농사도 크게 달라진다.

대다수 선수들은 비시즌 기간 동안 본인의 패턴에 맞춰 훈련에 임한다. 가령 따뜻한 해외로 이동해 정규시즌 동안 축적됐던 피로를 푸는 선수가 있고, 본인의 일정대로 정확한 훈련을 받으며 기량 향상을 도모하는 선수들도 있다. 비시즌 자체에 대한 ‘루틴’을 갖고 있는 선수가 많다. 이런 선수들에게 겨울철에 열리는 국제대회는 독이다. 국가적 위상 고취와 선수들의 경험 증대 등 순기능이 많이 있지만, 부상 위험과 체력 소모 등 참가 선수들에게 독이 될 만한 요소가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한 시즌의 사이클이 크게 바뀌면서 몸 관리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위험 때문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빅리거들의 2015 프리미어 12대회 참가를 불허했다. 이번 대회 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적잖은 메이저리거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마치 연습경기를 치르듯 경기를 소화해 구설수에 올랐다. 대회는 참가하지만, 무리를 하면서까지 본인의 사이클을 해치고 싶지 않다는 의미였다.

국제 대회 참가 후 성적이 떨어진 선수들도 부지기수다. 2006 WBC 이후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등 당시 빅리거 투수들의 성적은 크게 나빠졌다. 2009년 WBC도 마찬가지다. 이 대회에 참가했던 김광현, 오승환 등 주요 투수들은 2010년 정규시즌에 부상을 입어 제대로 뛰지 못했다. 야수들도 체력난에 시달렸다. 그나마 1라운드에서 탈락했던 2013년 WBC 참가선수들은 큰 피해를 받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 하고,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 많은 경기를 뛰면 이에 따른 부작용이 존재한다는 것이 앞선 국제대회를 통해 입증됐다. 선수들은 본인 나름대로 체력 회복과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들도 확실한 ‘에프터서비스’로 대표팀 선수들의 회복에 신경을 써야 한다. 국제 대회 참가 이후 성적 하락 현상이 이번에도 계속될 경우, 다음부터는 많은 선수들이 국가의 부름에 손사레를 칠 게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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