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삼성과 넥센, 치열한 연장승부의 흔적들
1일 목동구장에서 삼성라이온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역전을 반복하며 연장전 끝에 삼성이 13-10으로 승리했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뒤 승리투수가 된 임창용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2015.07.01. 목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마무리투수 수난시대’는 반환점을 돌고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5 KBO리그 프로야구는 반환점을 돈 뒤 첫 경기를 7월 1일 치렀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했던 삼성과 넥센의 목동 라이벌전은 ‘마무리 수난시대’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삼성이 10-8로 앞선 9회말. 삼성 소방수 임창용이 마운드에 올랐다. 세이브 2위(15세이브)에 올라있는 임창용은 투 아웃을 잘 잡아낸 뒤 김민성에게 2루타를 허용하더니 윤석민에게 동점 중월 2점홈런을 얻어맞았다. 시즌 세 번째 블론세이브(BS)였다. 10-10 동점을 만든 넥센은 연장 10회초 세이브 4위(12세이브)인 마무리투수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손승락은 그러나 벤치의 기대를 저버리고 3안타 3실점(1자책)하며 패전을 안았다. 삼성은 연장 10회 끝에 13-10으로 이기고도 활짝 웃을 수 없었다. 승리투수가 된 임창용도 마찬가지였다. 넥센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6회 조기투입한 ‘필승 셋업맨’ 조상우도 3안타 2볼넷 2실점하며 고전을 불러왔다.

[SS포토] 롯데 이성민, 거인의 새로운 마무리? 삼성전 호투!
[스포츠서울] 롯데 자이언츠 이성민이 24일 사직 구장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3-9로 앞선 8회 2사 만루 위기에 맞은 구자욱을 삼진으로 처리하자 환호하고 있다. 2015.06.24. 사직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장소를 마산구장으로 옮겨보자. 롯데는 2-1로 앞선 8회말 실책과 안타로 내준 2사 1,3루 위기에서 새로운 마무리투수 이성민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도루와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2-3 역전을 허용했다. 이성민의 시즌 3번째 BS. 역전에 성공한 NC도 새 클로저 임창민을 내세웠다. 그러나 임창민도 2안타 2실점(1자책)하며 역시 시즌 2번째 BS와 함께 패전을 안았다. 실책과 BS에 두 팀 모두 웃을 수 없었던 경기였다. 승리투수 이성민도 똑같았다. 롯데는 심수창에서 이성민으로, NC는 김진성에서 임창민으로 각각 마무리투수를 교체했는데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임창민은 마무리로 전환했던 5월 한달 동안 10세이브를 챙기면서 NC의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20승)에 큰 힘을 보탰지만 최근 주춤하고 있다.

두산은 이날 잠실 LG전에서 8-4로 앞선 9회초 1사 뒤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현승은 비록 ‘임시’라는 꼬리표를 달고 세이브 상황도 아니었지만 새로운 마무리 보직을 받은 뒤 처음으로 뒷문을 지키기 위한 실전 점검에 나섰다. 두산은 올시즌 들어 윤명준 노경은에 이어 세 번째로 이현승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노경은이 정상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임시 보직이지만 경우에 따라 두산의 전담 소방수로 거듭날 수도 있다. 이날은 kt 마무리투수 장시환만이 문학 SK전에서 2.1이닝 2안타 1실점으로 막고 4-2 승리를 지켜내 유일한 세이브를 기록했다.

장시환
[스포츠서울] kt 마무리투수 장시환이 28일 대구 구장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2015.06.28.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무리 부재·부진’은 각 구단의 공통된 고민이다. KIA 한화와 kt가 새 수호신 윤석민 권혁과 장시환을 선택 또는 발굴해 불펜 안정을 찾은 것과는 달리, 상당수가 뒷문 불안을 여전히 안고 있다. 문제는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심리적 요인이 큰 만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기다려주거나 강한 신뢰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식을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롯데 두산 등은 ‘돌려막기’를 통해 적임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두산은 최악의 경우 새 외국인투수 앤서니 스와잭을 마무리투수로 활용하는 방안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SK는 윤길현과 정우람의 보직을 맞바꿔 변화를 꾀하고 있다. LG는 봉중근에서 이동현으로 갔다가, 다시 봉중근으로 자리를 잡았다. 삼성 넥센은 임창용과 손승락의 잦은 BS에도 “우리가 안 믿으면 누가 믿나”라며 강한 신뢰로 밀어붙이고 있다.

마무리투수 부진과 불안은 구단과 팬들의 마음을 새까맣게 타들어가게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치열한 순위경쟁과 혼돈의 판세, 흥미를 낳는 한 요인이기도 하다.

박정욱기자 jwp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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