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타이어뱅크 김춘규 대표이사
타이어뱅크 김춘규 대표이사. 전국 매장점의 일일현황을 보면서 회사를 설명하고 있다.2015.03.19. 세종시 | 강영조 기자kanjo@sportsseoul.com

지난 3일 한국프로야구 타이틀스폰서가 발표됐을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놀랐다.
굴지의 대기업이나 유명기업이 독차지했던 타이틀스폰서를 타이어전문 기업 타이어뱅크(주)가 전격적으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연간 후원금액은 관례상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소 60억원 이상, 3년 계약이니 최소 180억원이 넘는 대형 계약이다. 야구팬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적잖이 의아했던 이유다.

지난 19일 오후 타이어뱅크 김춘규 사장(56)을 세종 사무소에서 만났다. 대전에 본사를 두고 최근 세종사무소를 오픈했다. 세종시의 좋은 기를 받고 싶어서란다. 사람 좋은 인상의 김 사장은 창업 초기부터 타이어뱅크에 합류해 일선에서 고객영업 및 매장운영 등 현장경험이 풍부한 CEO다.

◇“세간의 오해를 딛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

-사업규모가 작은 타이어뱅크가 타이틀스폰서를 맡는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타이어뱅크는 1991년 타이어전문점으로선 국내 최초로 세워진 회사다.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중견기업에 들어가지 못한 채 중견기업으로 가는 중이다(편집자주 : 매출은 중견기업에 들어가지만, 자산규모 5000억원 등의 기준을 채우지 못해 중소기업 범주에 들어간다). 우리의 사훈은 “국민이 좋아하는 타이어뱅크가 되자”이다. 국민이 좋아하는 프로야구를 후원해 국민의 사랑을 받고 국민에게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타이틀스폰서가 되기로 결정했다. 김정규 회장님도 말했듯 몇년 전부터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올해 기회가 와서 하게됐다. 회장님의 의지가 강하고 직원 대부분이 좋아해서 한 결정이다.

-그동안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 많은 돈을 쏟아붓게 됐다.
그동안 큰 홍보는 하지 않았지만 주로 체인점의 입지가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에 있다보니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싸다’는 카피 문구를 통해 입소문이 많이 나있다. 타이어뱅크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 카피는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싸게 팔다보면 보이지 않는 방해와 견제가 있게 되는데, 아직도 타이어전문점에 대해 악소문을 내는 기업들이 있는 것 같다. 노후화된 타이어를 판다는 잘못된 얘기가 퍼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매일 엄청난 타이어를 파는 우리의 물건과 몇개 못파는 회사의 대리점 물건이 좋을지는 판단에 맞기겠다. 우리 상품은 신선하다. 이번 프로야구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통해 타이어뱅크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사실 타이어뱅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 타이어 교체시장의 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우리가 3000억원의 매출이니 시장점유율이 약 20%다. T스테이션(한국타이어), 타이어프로(금호타이어), 넥센테크(넥센타이어) 등 타이어회사가 운영하는 점포들과 달리 타이어뱅크는 금호, 넥센타이어는 물론 마쉐린, 피넬리, 던롭, 요코하마, 도요 등 외제 타이어도 판다. 이 타이어를 싸게는 10%, 많게는 30% 이상 싸게 팔고 있다.

[SS포토]타이어뱅크 김춘규 대표이사
타이어뱅크 김춘규 대표이사 2015.03.19. 세종시 | 강영조 기자kanjo@sportsseoul.com

◇대량구매에 박리다매로 일군 성공신화, 야구팬들과 성장하겠다.

-유명 국산 타이어업체의 점포도 있는데, 그들보다 타이어를 더 싸게 판다는 것이 가능한가.
그것은 구매력의 차이다. 대량구매에 박리다매로 팔기 때문에 국산 타이어업체 대리점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예컨대 국내 유명 메이커의 대리점은 한달에 300개 정도의 타이어를 판다. 반면에 우리 직영점들은 두배 이상을 판다. 자연스럽게 구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 다른데서 10만원 하는 타이어를 우리는 8만원 내지 8만5000원에 팔 수 있는 비결이다.
수입 타이어는 더 싸게 판다. 수입 타이어이 경우 자동차에 따라 400만원 하는 타이어 4개 교체도, 우리의 경우 250만, 300만원이면 가능하다. 국내 미셸린 타이어 판매의 50%를 우리가 책임진다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수입 타이어의 경우 50% 싸게 장착해줬다.
타이어뱅크가 국민들에게 보다 싼 가격에 타이어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유명 타이어 메이커 판매점에서는 그 메이커 제품만 살 수 있는데 반해 우리 매장에서는 골라서 살 수 있는데다, 구매력의 차이로 인해 싸게 사와서 적게 이윤을 붙여 팔면서 이렇게 성장했다. 우리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타이어 가격이 싸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격경쟁력이외 타이어뱅크가 갖는 강점이 또있나.
타이어뱅크는 전국 360개의 점포가 있다. 모두 애프터서비스가 가능하다. 속초에서 타이어를 교체했는데, 서울에서 펑크가 나면 서울에서 스페어교환을 해준다. 우리는 고객 편의를 위해 모든 매장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전국적인 AS가 가능하다. 반면 다른 타이어교체점은 AS의 연계가 잘되지 않는 걸로 안다.

타이어뱅크가 마치 타이어 대량판매점(양판점)처럼 들린다. 가전 양판점 하이마트나 전자랜드를 연상시키는데.
그런 점도 있다. 사실 타이어산업은 기간산업이자 장비산업이라 중소기업이 달려들기 힘든 진입장벽이 있다.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냐, 판매자 위주의 시장이냐라고 구분하자면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유통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다. 타이어뱅크 역시 대형마트가 주문자제품인 PB(Private Brand)제품을 내놓듯, 지난해 가을 넥센타이어에 발주해 MI2를 출시했다. 저가 개념이 아니고, 미셸린과 같은 사양으로 만든 고급 타이어다. 넥센타이어 창녕공장이 국내 타이어공장중 가장 최신,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정숙성, 트레드웨어(마일리지) 등에서 최고의 품질이 나오도록 약 4년간의 연구끝에 시장에 내놓았다. 대형마트의 경우 생필품 개념이지만, 타이어는 생명,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타이어뱅크 이외에도 이런 대량판매점이 있는 것 같던데, 그들과의 경쟁상황은.
한때 우리와 같은 업체가 50개까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타이어전문점은 우리가 1호다. 2000년대 초반 서울 천호동, 길동 사거리에 점포가 있을 때 우리가 워낙 싸게 타이어를 파니까 입소문이 나서 손님들로 붐빈 적이 있다. 몰려든 차량으로 인해 도로가 막힐 정도여서 민원이 쇄도하고 경찰이 출동할 때도 잦았다. 이런 식으로 영업이 잘되다보니 경쟁업체들은 대부분 중간에 도태되고 이제 조금 큰 규모가 2~3개사 정도 남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나마도 점포가 12~13개 정도 있는 회사가 제일 큰 규모다.

-이번 타이틀스폰서에 대한 홍보효과 기대치나 마케팅 계획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타이틀스폰서 노출효과를 금액으로 볼 때 약 1000억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계산을 따로 하지 않고 있다. 직영점들이 주요 도시의 대로변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홍보 자체가 의미없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속초에서 제주까지 우리 회사 이름을 하루 500만명 이상이 볼 수 밖에 없는 자리에 우리가 위치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사회공헌이란 의미를 크게 생각한다. 야구의 경우 전 연령대가 좋아하는 프로스포츠다. 타이어뱅크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국민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우리가 서울에서 다소 취약하다. 대전만 20곳인데 훨씬 넓은 서울에서는 50개 정도 있지만 도심에 없다보니 노출이 작다. 이번 기회에 이런 부분도 해소돼 서울시민들도 많이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 부수적인 바람이다.
또 마케팅 계획은 큰 틀에서 스포츠마케팅의 일환이기 때문에 면밀하게 연구해 적용할 계획이다. 아직 내놓을 단계는 아니다.

-회사가 야구나, 스포츠 관련 활동을 한 적이 있나.
다른 스포츠 관련 활동은 없고, 4년전 사내 동호회로 야구팀을 만들었다. 타이어뱅크는 직종 특성상 남자가 대부분이다. 99대1 정도로 많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성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창단때부터 장비, 유니폼 등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왔다. 또 미셸린과 넥센타이어 등 야구동호회와 친선경기도 갖게돼 업무협조 차원에서도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구장 스카이박스 등 시즌권을 4장 구매하기도 했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관심있게 지켜보겠다.
세종 | 조병모기자 brya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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