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태국전훈
K리그 클래식 부산(오른쪽) 선수들이 3일(한국시간) 태국의 랏차부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 1부리그 랏차부리FC와 연습경기를 시작하고 있다. 한국선수들이 태국에 다수 진출하면서 태국선수들의 K리그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구단간 협상이 오가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현지의 말이었다. 랏차부리(태국)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2015.2.3

[스포츠서울]구단별로 외국인 3명 외에 아시아 국적 선수를 하나 더 확보할 수 있는 K리그 아시아쿼터제는 2009년 생겼다. 신설 당시엔 축구 열기가 높은 동남아 선수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마케팅’ 목적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해당 국가 대표급 선수들을 영입, 중계권 수익이나 광고·상품 판매 등에도 이용해보자는 것이다. 2007년 축구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안컵을 치렀다. 당시 ‘인도네시아 박지성’으로 불렸던 밤방 파뭉카스의 높은 열기를 본 언론 및 축구 관계자들도 아시아쿼터제가 K리그에 플러스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동남아 효과’는 전혀 없다. 각 팀은 불확실한 마케팅 수익보다는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을 아시아쿼터제로 확보했다. 일본 호주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상위권 국가 선수들이 대부분 K리그 무대를 밟았다. 아울러 최근엔 ‘동남아 마케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K리그 챌린지(2부) 구단 관계자는 “올 겨울 베트남 대표급 선수들을 알아봤는데 몸값이 K리그 챌린지에서 감당할 수준이 아니더라. 2015년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몇몇 구단들이 베트남 국가대표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레 콩 빈(29)과 접촉했으나 연봉만 2억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지자 손을 뗐다는 후문이다. 유명 가수를 아내로 두고 있어 ‘셀레브리티’ 대접을 받는 레 콩 빈은 지난 2013년 J리그 2부 콘사도레 삿포로와 월봉 800만원에 계약을 맺고 5개월 임대로 뛴 적이 있다. 지난 해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간 그에게 이번엔 국내 구단들도 러브콜을 보냈으나 몸값이 더 뛰었다. 국내 축구 관계자들은 신생팀 서울 이랜드 정도를 제외하면 순수 연봉만 1억원을 넘는 선수도 거의 없어 레 콩 빈 연봉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력과 마케팅 연봉 등 3대 요소가 어긋난다는 얘기다.

한 구단은 베트남 국내에서 폭발적 지지를 얻고 있는 19세 이하(U-19) 대표팀 선수들도 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U-19 대표팀 선수들은 비록 지난 해 U-19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 일본 중국과 싸워 1무2패로 물러났으나,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성장해 실력과 상품성이 꽤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U-19 대표팀 주축 선수 연봉도 1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K리그 관계자는 “일본 J리그가 최근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선수들 영입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으나 국내에선 이주민이 많은 중국과 베트남 선수 말고는 상품성이 사실상 없다. 그런데 이젠 베트남 선수 확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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