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황혜정 기자] “인생 최악투였다.”

SSG 투수 로버트 더거(29)는 지난 2주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 6일 NC전에서 3이닝 14실점하며 KBO리그 역대 최다 실점 타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KIA전에선 5이닝 1실점하며 ‘환골탈태’ 피칭을 선보였다.

한결 밝아진 모습으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한 더거는 “6일 NC전은 내 커리어 사상 최악의 피칭”이라고 돌아봤다. 당시 더거는 3이닝 동안 12안타를 얻어맞았고, 사사구도 7개나 내줬다. 그 후에도 1이닝 4실점하며 조기강판해 평균자책점(ERA)이 14.40까지 치솟았다.

더거는 “완벽하게 던지려다 보니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낳았다. 주변에서 너무 완벽하려 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던져보라 했다”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던졌기 때문일까. 더거는 안타를 단 3개만 내주며 대부분의 타자를 맞춰 잡았다. 스트라이크 대 볼 비율도 55대26으로 안정적인 제구를 보였다. 더거는 총 81구를 뿌렸는데 투심(32구)을 중심으로 슬라이더(14구), 속구(13구), 커브(12구)를 섞었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였다. 더거의 ERA는 11.25로 하락했다.

더거는 이날 피칭에 대해 “구종 신경쓰지 않고 스트라이크 존에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했다. 그 전엔 볼넷이 많아 공짜 출루를 많이 내줘 결과가 안 좋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신경썼다”고 밝혔다.

더거의 부진에 같은팀 외국인 동료인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도 더거를 걱정했다. 에레디아는 “더거가 어려움이 있었다. 같은 팀 동료이자 외국인 선수로서 항상 응원하고 조언을 건넸다. 오늘(18일) 훌륭한 투구를 보여주며 적응했으니 다음 경기부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날 2회만에 SSG 타자들이 5점을 뽑아주며 더거의 어깨를 든든하게 했다. 더거도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줘 자신감을 얻었고, 더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더거는 “부진했을 때 SSG가 날 왜 데려왔는지를 생각하며 멘탈을 잡았다. 다음에는 꼭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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