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원성윤 기자] LG 염경엽 감독은 지난 17일 롯데전을 올시즌 중요한 승부처 중 하나로 꼽았다. 9회초 롯데가 만루찬스에서 1점을 내며 5-5 동점이 된 상황. 9회말 LG도 만루찬스를 맞았다.

염경엽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여기서 점수 못 냈으면 우리가 크게 데미지를 입었을 것”이라며 “박해민의 주루 센스가 없었다면 점수를 낼 수 없는 경기였다”고 복기했다.

타석에 들어선 안익훈은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 던진 바깥쪽 포크볼을 걷어 올려 좌중간으로 보냈다. 희생플라이를 만들기엔 다소 거리가 짧은 게 문제였다.

박해민은 여기서 순간적으로 판단했다. 중견수 김민석이 중심이 무너지면서 포구하는 걸 캐치했다. 홈으로 충분히 달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홈으로 달렸다. 김민석이 홈으로 공을 보냈으나, 송구가 부정확했다. 유격수 박승욱이 커트한 다음 전달했다. 간발의 차로 홈에 들어왔다. 결국 끝내기 득점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야구는 무조건 공격적이어야 한다. 방어적이면 절대 안 들어왔을 거다. 다음이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외야에서 2발이면 주자는 6발을 나갈 수 있다. 수비 자세가 무너지는 걸 보고 들어온 건 센스다. 어제 해민이가 여럿 살렸다”고 말했다.

동점 상황에서 올라온 유영찬은 승리투수가 됐다. 만루 위기가 만들어졌지만, 빼지 않고 그대로 뒀다. 염 감독은 “30구 이상 던졌지만 바꾸면 경험을 쌓지 못한다. 극복을 해야 다음에도 이길 힘이 생긴다”며 “이제 (유)영찬이가 팀의 상징적 인물이다. 다음에도 버티라고 놔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염 감독은 “다리가 꼬이고 후들거리는 게 보였다”면서 “큰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는 롯데전에서 2승을 거두며 5위(11승1무10패)에 올라와 있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는 조금 아쉬운 순위다. 메어지리그로 간 고우석을 비롯해 왼쪽 팔꿈치 수술을 한 함덕주(6월 복귀) 등 공백이 큰 상황이다.

염 감독은 “남아있는 선수로 버티기를 하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서 확률이 좀 높은 상황들을 끼워맞추기를 하고 있다”며 “야구가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힘들다”고 토로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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