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진짜 걱정 많이 했어요.”

SSG가 울상이다. ‘간판타자’ 최정(37)이 불의의 부상으로 빠졌다. 몸에 맞는 공이 나왔는데 갈비뼈 골절이다. 최다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었다. 해보지도 못하고 장기 이탈이다. KIA도 걱정이다.

최정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전에서 1회말 윌 크로우가 던진 공에 맞았다. 몸에 맞는 공. 부위가 좋지 않았다. 시속 150㎞짜리 투심에 옆구리를 정통으로 맞았다.

큰 고통을 호소한 최정은 어렵게 1루까지 갔다. 곧바로 교체됐다. 순간 랜더스필드가 술렁였다. 통산 467홈런으로 두산 이승엽 감독과 타이를 이룬 상황.

역사적인 ‘홈런 신기록’을 보기 위해 운집했다. 좌측 외야부터 매진됐을 정도다. SSG도 이벤트를 준비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습득자를 위해 총 1500만원 상당의 선물도 준비했다.

전날 9회말 극적인 홈런으로 이승엽 감독과 나란히 섰다. 최근 4경기 4홈런으로 페이스가 좋았다. 금방이라도 신기록이 터질 듯했다. 첫 타석만 치르고 허무하게 빠졌다.

병원으로 향했다. X레이와 CT 촬영을 진행했다. 왼쪽 갈비뼈 미세골절 진단이다. 한 달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한다. 갈비뼈는 붙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훈련도 할 수 있다. SSG도, 최정도 심난하다.

경기는 KIA가 11-3으로 이겼다. 전날 끝내기 패배 설욕. 그러나 활짝 웃지 못했다. 걱정부터 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직후 최정 선수 부상 소식을 들었다.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경기 연속포로 팀 승리를 이끈 김선빈도 “최정 선배가 경기 중간 갈비뼈 미세골절 소견을 받았다고 들었다. 빨리 쾌유를 했으면 하는 마음 전하고 싶다”고 했다.

역대 2호 4000루타를 달성한 최형우도 표정이 굳었다. “우리 선수들도 진짜 걱정 많이 했다. 느린 화면으로 다시 보는데 정말…”이라며 “전 국민이 집중하는 경기 아닌가. 대기록이 걸려 있었다. 크로우도 알고 들어갔다. 그걸 모를 리가 없지 않나. 이런 상황이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직접 몸에 맞는 공을 던진 크로우도 마음이 무겁다. “최정이 정말 강한 타자다. 스윙이 굉장히 무섭고, 타구 질도 정말 좋다. 몸쪽으로 붙이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몸에 맞는 공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진심으로 사과한다. 대기록이 걸린 것도 알고 있었다. 홈런 신기록을 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오신 것도 알고 있었다. 최정 선수에게도, 팬들에게도 정말 죄송하다. 일부러 최정을 향해 던진 것은 절대 아니다. 이 점은 모두가 꼭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최정과 SSG에게 큰 불운이 닥쳤다. 팬들도 허무하다. 한껏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급격히 식고 말았다. 최정이 곧바로 돌아올 수 없다는 점이 더 크다. 원인제공자가 된 KIA도 마음이 무겁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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