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울산HD ‘홍명보호’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한다.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 사냥에 성공, 고대하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 요코하마와 홈경기에서 전반 20분 터진 ‘도쿄 리’ 이동경의 선제 결승포로 1-0 승리했다. 2차전은 24일 요코하마국제경기장에서 열린다.

동아시아 결승전 성격의 4강에서 이긴 팀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이 겨루는 서아시아 4강전 승자와 아시아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만날 예정이다. 울산은 2020년 ACL 제패 이후 4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경기는 결승행 길목에서 기선제압 뿐 아니라 클럽월드컵 출전권 획득이라는 중대한 목표가 존재했다. 32개 팀 체제로 확장한 클럽월드컵에서 AFC에 배정된 티켓은 4장이다. 2021년과 2022년 ACL을 제패한 알 힐랄과 우라와 레즈(일본)가 2장을 미리 챙겼다.

남은 2장은 이번시즌 ACL 우승팀, 4년간 ACL 성적을 바탕으로 매긴 ‘연맹 랭킹’ 최상위 팀이다. 이미 티켓을 품은 알 힐랄이 랭킹 1위(115점)에 올라 2위 팀에 돌아간다. 울산은 이 경기 전까지 78점으로 2위를 달리던 전북 현대(80점)에 2점 뒤진 3위였다. 전북은 8강에서 울산에 밀려 탈락했다. 울산이 요코하마를 잡으면서 랭킹 점수 3점을 획득, 81점이 돼 2위로 올라섰다.

울산 홍명보 감독은 공격진에 최근 물오른 주민규와 이동경을 배치했다. 좌우 측면은 루빅손과 엄원상이 책임졌다. 요코하마를 이끄는 호주 리빙레전드 해리 키웰은 안데르손 로페스를 축으로 미야이치 료와 얀 마테우스가 공격 삼각 편대를 내세웠다. 울산에 뛴 적이 있는 아마노 준과 우에나가 아사히, 사카기바라 게이코가 2선에 배치됐다.

양 팀 모두 리그에서 최근 오름세다. 울산은 무실점 2연승. 요코하마는 4연속경기 무패(2승2무). 초반부터 뜨겁게 맞붙었다. 요코하마는 우에나가, 미야이치가 연달아 슛을 때렸다.

울산은 요코하마 초반 공격을 제어한 뒤 전반 12분 역습으로 첫 기회를 잡았다. 엄원상이 루빅손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키퍼와 맞섰는데 스텝이 엉키면서 제대로 슛을 때리지 못했다.

그러나 울산은 전반 20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웃었다. 왼쪽 풀백 이명재가 상대 측면을 파고든 뒤 문전으로 크로스했다. 주민규가 상대 수비와 등진 뒤 패스를 내줬고 이동경이 장기인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울산이 가장 잘하는 플레이로 요코하마 골문을 저격했다. K리그1 3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이동경은 리그를 포함, 공식전 3연속경기 득점을 해냈다.

요코하마는 반격 속도를 늘렸다. 전반 20분 개인 전술이 좋은 윙어 마테우스가 중심이었다. 전반 25분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드리블한 뒤 예리한 왼발 슛을 때렸다. 조현우가 쳐냈다. 전반 41분 프리킥 상황에서도 마테우스가 키커로 나서 왼발 슛을 시도했는데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추가 시간엔 아마노의 왼발 프리킥이 울산 수비 블록에 걸렸다.

1-0으로 리드한 채 전반을 마친 울산은 후반 요코하마와 치열하게 힘겨루기했다. 요코하마는 후반 14분 로페스의 왼발 터닝 슛으로 반격했으나 여의찮았다.

요코하마는 후반 18분 미야이치 대신 이누에 겐타를 투입했다.

울산은 후반 22분과 23분 역습 상황에서 발 빠른 엄원상의 질주로 다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모두 골대를 때리는 불운에 땅을 쳤다. 주민규의 오른발 슛, 이동경의 왼발 슛이 요코하마 골대를 맞고 물러났다.

홍 감독은 1분 뒤 많은 양을 뛴 이동경과 고승범을 빼고 김민혁, 마테우스를 각각 교체로 투입했다.

다시 요코하마를 몰아붙였는데 역시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26분 엄원상의 오른쪽 크로스를 주민규가 헤더 슛으로 연결했으나 요코하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1분 뒤 김민혁의 헤더 패스 때 주민규가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수세에 몰린 요코하마는 후반 28분 남태희와 야마네 리쿠를 내보냈다. 후반 34분 프리킥 기회에서 다시 아마노가 키커로 나섰는데 왼발 슛을 골문과 거리가 멀었다.

2분 뒤 요코하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남태희의 전진 패스를 받은 아마노가 재빠르게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골문 오른쪽으로 달려든 마테우스가 노마크 기회를 잡았는데 오른발 슛이 골문 위로 떴다.

홍 감독은 엄원상을 빼고 베테랑 이청용을 교체 투입한 데 이어 후반 막판 김지현, 켈빈까지 투입하며 경기 리듬을 유지했다. 요코하마의 반격도 지혜롭게 이겨냈다. 기어코 안방에서 요코하마를 잡으면서 포효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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