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최정 상대? 피할 생각 없습니다.”

KIA가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이미 전날 보여줬다. 마무리 정해영이 올라가 최정과 붙었다.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당당하게 붙었다. 이날도 정면승부를 천명했다. 변하지 않는다.

이범호 감독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SSG전에 앞서 “최정과 승부에 대해 따로 주문한 것은 없다. 승부해야 한다. 피할 일도 아니다. 우리와 경기에서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정을 우리가 잘 막으면 또 경기도 이길 수 있는 것 아닌가. 선수들도 더 큰 용기를 얻을 것이고, 힘을 받을 것이다. 피하라고 하고 싶지 않다. 선수들이 상황에 맞게, 자기 능력으로 붙어서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KIA는 SSG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4-6으로 졌다. 4-3으로 앞서다 9회 뒤집혔다. 마무리 정해영이 올라갔는데 2사에서 최정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았다. 최정의 통산 467호의 희생양이 됐다.

카운트 3-1에서 속구를 뿌렸는데 가운데로 살짝 몰렸다. 힘으로 붙었다. 최정이 잘 때렸다. 최정도 경기 후 “그래, 마무리 투수가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내줘 2사 1루가 계속됐고, 한유섬에게 우월 끝내기 투런포를 맞았다. 그렇게 패하고 말았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법하다.

정해영은 17일 경기에도 대기한다. 여차하면 최정을 거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전날 당했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뒤에 에레디아-한유섬이 버티고 있기에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한편으로 보면 ‘역대 최다 홈런 허용 투수’라는 불명예를 피하고 싶을 수도 있다.

이 감독 생각은 다르다. “어제처럼 지면 데미지 없다. 깔끔한 패배다. 우리는 제일 좋은 투수가 나갔고, 저쪽에서 제일 좋은 타자가 쳤다. 승부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전날 상황을 다시 돌아봤다. “다 결과론 아닌가. 최정에게 볼넷 주고 에레디아에게 맞았다고 가정한다면, ‘이왕이면 솔로포 맞지 왜 그랬나’ 하는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 팀에서 가장 강한 불펜이 나갔다. 가치 있는 투수다. 상대해야 한다. 얻은 것이 있을 것이다. 당당한 승부였다. 부글부글 끓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 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기가 죽지는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이 감독은 “힘이 떨어져서 맞은 것은 아니다. 불펜에서 가장 적게 던진 투수다. 세이브 상황에만 올렸다. 힘이 떨어졌다면 구속부터 떨어진다. 그렇지 않다. 최정이 잘 쳤다. 자기 스윙을 했으니까 그런 타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분위기 침체는 없다. “어제는 선발 대결부터 시작해 전체적으로 우리가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다. 그래도 대등한 경기를 치렀다. 우리 생각대로 딱딱 맞아떨어진 경기다. 져서 아쉽지만, 좋은 승부였다”고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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