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쉬운 듯 어렵다. 심판 판정이 빠르게 전광판 볼카운트로 표시되는 것처럼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신호도 신속히 전광판에 전달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현장은 이 부분에 물음표를 던지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더그아웃에 전달될 ABS 인이어 음성 수신기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지난 14일 대구 심판진 사건에 따른 보완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더그아웃에도 주심과 3루심이 착용하는 음성 수신기를 배치하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23일부터 양 팀 더그아웃에 음성 수신기가 하나씩 전달된다. 더그아웃에 자리한 코치가 장비를 착용하고 심판진과 같이 볼·스트라이크 음성을 들을 수 있다.

문제는 이에 따른 인력 배치다. 코치마다 맡은 역할이 있는데 특정 코치가 모든 볼·스트라이크 신호를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현장 의견. 김 감독은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그냥 전광판에 띄우면 되는 것 아닌가? 색깔 구분을 해서 띄우면 그게 가장 정확하다. 우리가 뭘 그것까지 들어야 하나 싶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말대로 전광판에 볼·스트라이크 판정이 신속하게 전달되는 게 가장 좋다. 이 경우 야구장을 찾은 관중도 ABS 판정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4일 대구 경기에서 피해자가 된 NC 구단 또한 전광판에 ABS 판정이 표출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기술 문제로 곧바로 적용은 불가능하다. 구장마다 전광판 업체가 다르고 전광판 시스템도 다르다. ABS 핵심인 PTS를 전광판과 연결하려면 시스템을 통일화하는 작업 혹은 PTS 매립이 필요하다.

KBO 관계자는 “전광판에 앞서 다른 보완책을 고민하고 있다. 피치클락이 있는 자리에 실시간으로 볼과 스트라이크 신호를 표시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이러면 야구장에 있는 관중들도 신속하게 ABS 판정을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건 후 대안이 나오는 상황. 하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현장은 음성 수신기를 착용할 인원을 결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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