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 역대 가장 달달하고 젊은 27세-24세 부부가 등장했다. ‘결혼지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다정한 부부의 모습에 스튜디오에서는 “처음 보는 모습이다”라며 미소지었다.

15일 방송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부부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다정한 말을 건내고 수시로 애정 표현을 했다. 하지만 온갖 살림이 뒤죽박죽된 집으로 남편이 퇴근한 시간, 다툼이 시작됐다.

아내는 남편이 집에 오자마자 각종 가구 폐기물 처리를 요구했고 쉴 틈도 없이 일하던 남편은 슬슬 짜증을 부렸다. 남편은 “아내가 성인 ADHD를 앓고있어서 정리정돈을 잘 못한다”라고 말했고, 아내는 “임신하고 약을 못 먹어서 지금도 머리가 좀 정리가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집안은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 있었고 집안 정리 문제로 남편의 언성이 높아지자 아내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남편은 “또 우냐?”라며 지겹다는 반응을 보였고, 아내가 울자 첫째 아이는 “엄마, 많이 슬프세요?”라며 엄마를 달랬다.

24세 남편은 홀로 딸을 키우는 27세 미혼모였던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둘째를 낳았다. 아내는 “딸이 눈치를 좀 많이 본다. 어느날 아빠가 뿅 생겼으니까”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내는 “아이 친부와 헤어진지 4~5개월 뒤에 임신을 알게됐다. 친부에게 연락을 했지만 바로 아이를 지우라고 하더라. 첫째는 그렇게 온전히 제 아이다. 친정 부모님도 안 낳을 거라고 생각하시길래 혼자이길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의 생명을 지키기위해 아이를 낳으신 거 아니냐. 그 사랑을 아이가 안다. 남편도 아이를 최선을 다해 잘 키우시려고 하는 것같다. 하지만 두 사람이 싸울 때는, 그 순간만큼은 아이들을 까맣게 잊고 철부지 남녀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잊으시면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ADHD가 있는 아내는 집안을 도무지 정리하지 못했고, 남편은 “며칠 씩 먹은 음식이 놓여있으면 화가 난다. 어떨 때는 아내가 ADHD라는 방패에 숨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모유 수유 때문에 약을 못 먹고 있다고.

경제적인 문제로도 갈등이 심한 상황이었다. 아내는 충동구매 성향이 있어서 현재 남편이 돈을 관리하고 있었다. 아내의 통장은 모두 ‘0원’ 이었다. 하지만, 경제관념이 없는 아내는 남편의 휴대폰으로 충동 결제를 하고, 중구난방으로 중고거래를 했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돈이 없는데도 계속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자며 남편을 독촉했다. 남편은 그럴 때마다 가장으로 무력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아내는 “당신은 뭔가 불안하면 회피하는 것 같아. 첫째 성 바꿀 때도 내가 직접 법원에 가서 해결했잖아”라고 말했다. 한참 말이 없던 남편은 “나한테는 그게 너무 힘들어.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게 겁나. 잘못할까봐”라고 눈물을 흘렸다.

어린 시절 중국에 가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남편은 이후 다시 한국에서 와서도 적응을 못했고, 뭘 잘 모르고 실수해서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이 있었다. 남편은 “나 많이 힘들 땐 사람도 못 만났어. 극단적인 생각도 했어. 사람을 무서워해, 내가”라며 울먹였다.

결혼 전 외로움과 무력감을 각각 겪어왔던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그런 감정이 자극되면 가장 힘든 상황으로 빠졌다. 오 박사는 특히 이들 부부의 다툼 과정에서 그대로 노출되는 자녀를 걱정했다.

오 박사의 솔루션을 들은 아내는 “내가 여보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무시하고 무능력하게 느끼는 말들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사랑할게”라고 말했다. 남편도 “자기에게 배려가 부족했던 것같아. 자기 마음 속 외로움의 구멍을 작게 압축시켜 볼게. 앞으로 잘해볼게”라며 손을 잡았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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