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딸과 함께 셀프로 작가 데뷔한 ENA·SBS PLUS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연출자 남규홍PD가 작가들의 재방송료를 가로채려는 정황이 확인됐다.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나는 솔로’ 작가들은 지난 2월 재방송료를 지급받기 위해 남규홍PD에게 용역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그동안 촌장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작가들은 용역계약서, 혹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제보자는 “‘나는 솔로’ 작가들은 한국방송작가협회에 가입되지 않은 저연차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협회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재방송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뒤 남PD에게 용역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남PD는 ‘작가들이 한 게 뭐가 있다고 재방송료를 받냐’며 자신과 PD들, 그리고 딸의 이름을 작가명단에 올렸다”고 폭로했다.

이 제보자는 “작가들은 한국방송작가협회에 문의한 뒤 협회양식에 맞는 용역계약서를 요구했지만 남PD가 준 계약서에는 협회가 요구하는 저작권 관련 부분이 수정돼 있었다. 협회에서는 이 계약서 양식으로는 재방송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장 황당한 건 딸 남인후 씨다. 작가명단에 딸의 이름이 있는 걸 보고 ‘남인후가 저기서 왜 나와’라고 소리쳤다”며 분개했다. 남PD의 주장과 달리 딸이 자막 작성 등 작가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당시 작가들은 남PD가 딸과 또 다른 PD들을 작가로 기재하는 것에 격하게 반발했지만 묵살됐다. 결국 작가 6명 중 3명이 퇴사하는 결과를 낳았다.

남PD와 함께 작가명단에 이름을 올린 나상원, 백정훈PD는 SBS ‘짝’(2011~2014) 촬영 당시 외주PD로 호흡을 맞췄다. 이들은 촌장엔터테인먼트의 핵심 인력으로 알려졌다.

이 제보자는 “프리랜서인 방송작가들은 외주제작사, 혹은 방송사에서 근무할 때마다 용역계약서를 작성한다. 그런데 촌장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할 때부터 계약서 작성을 차일피일 미뤘다.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황이 작가들 사이에서 입소문만 났을 뿐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건 스타PD인 남PD의 영향력을 두려워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SBS시사교양국 PD 출신으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를 연출하며 방송가에 막강한 영향을 휘두르는 남PD의 말 한마디면 프리랜서인 작가들의 생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포츠서울’이 지난 8일 남PD와 딸의 ‘셀프 작가데뷔’를 단독 보도했지만 방송 플랫폼인 SBS플러스와 ENA는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전해왔다. 남PD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스포츠서울’은 촌장엔터테인먼트에 작가 용역계약서 작성과 관련한 입장을 문의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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