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괴물이 서 있는 느낌이다.”

괜히 ‘코리안 몬스터’가 아니다. 타자에게 주는 위압감이 있다. 분명 타자가 공격을 하는데, 투수가 타자를 공격하는 셈이다. ‘레전드’ 정근우가 설명한 류현진의 모습이다. 현역 시절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로 꼽았다.

정근우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타석에 서면 위압감이 엄청나다. 괴물이 서 있는 느낌이다.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았다. 볼이 빠른 것뿐만 아니라 제구력도 좋고, 회전수까지 좋다. 체인지업을 던질 걸 알면서도 헛스윙이 나온다. 멈췄다가 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KBO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에서도 굵직한 업적을 남긴 투수다. 2006년 데뷔해 2012시즌까지 7년간 190경기 1269이닝, 98승 5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쐈다. 데뷔 시즌 신인왕과 골든글러브, MVP를 독식했다.

2013년부터 빅리그에 진출했다. 2023년까지 통산 186경기 1055.1이닝,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찍었다. 2019년 사이영상 투표 2위, 2020년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다.

2024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한화에 복귀했다. 8년 총액 17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을 받았다. 시즌 첫 등판에서는 주춤했다. 지난 23일 LG와 개막전에서 3.2이닝 5실점(2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류현진이 계속 이렇게 부진할 것이라 믿는 이는 없다고 봐야 한다. 류현진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전에서 시즌 두 번째 등판에 나선다.

정근우는 “스윙이 짧고 직구와 체인지업의 동작이 똑같다. 몸쪽 하이볼 커터, 로우볼 커터를 연습하는 선수가 없다. 그만큼 제구력이 뛰어나다. 메이저리그에 가서 커터와 느린 커브까지 익혔다. 선수 스스로 변화하고, 막혔을 때 뚫어가는 힘이 있다는 게 무서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근우는 현역 시절 류현진을 상대로 52타수 14안타, 타율 0.269를 기록했다. 홈런도 하나 쳤다. “안타를 치거나 홈런을 친 적도 있지만 주자가 없는 상황이 많았다. 류현진이 선발이면 1번을 치고 싶었다. 주자가 없어야 살살 던지니까”라며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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