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 하계올림픽 여자배구 한국-이탈리아
김희진이 영국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배구 8강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런던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이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이청용, 김희진, 경서 ‘3인 칼럼니스트’의 색깔 있는 관전평을 담는다. 여자 배구 국가대표이자 지난해 도쿄올림픽 4강 신화 주역인 김희진은 종목은 다르지만, 살 떨리는 메이저대회를 경험한 감정을 담아 태극전사를 응원한다. <편집자 주>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비는 것 자체에 책임감을 느낀다.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대회이기에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된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 국제대회에 나갔던 건 22세였다. 청소년 대표로 국제무대를 밟았지만 성인 대표로 처음 2012 런던올림픽 무대를 누볐다. 당시 나는 막내였다. 처음에는 이렇게 일찍 올림픽에 나가게 될 줄 몰랐기에, 얼떨떨했다. 워낙 언니들이 많았고, 이끌어주는 대로 잘 따랐던 기억이 난다. 어떤 걸 막 하기보다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실수하면 우리가 점수를 잃게 되는 상황이었으니 더 그랬다. 공 하나가 내게 올라오면 더 책임감을 가지고 때렸다.

월드컵 역시 전세계인의 축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이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부산에 살았던 초등학교 2학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폴란드의 조별리그

[포토] 손흥민 \'전력질주\'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8일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 11. 18.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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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왼쪽)이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첫 경기를 보러 갔다. 그때부터 축구에 푹 빠졌다. 지금의 나는 배구선수지만 축구를 좋아함은 물론 해외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의 경기를 챙겨보곤 한다.

사실 같은 운동선수로서 손흥민 선수의 부상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했다. 안와골절이 가벼운 부상이 아닐뿐더러, 경기를 뛰다가 더 심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끼고 월드컵에 임한다고 했을 때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걸 느꼈다. 손흥민 선수는 책임감이 강하고, 대표팀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주장으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포토] 손흥민에 장난치는 황의조
축구대표팀 황의조(가운데)가 18일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그라운드에 들어서며 손흥민과 장난을 치고 있다. 2022. 11. 18.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SS포토]한국-러시아 여자배구, 실점이 아쉬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배구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 리우데자네이루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나도 부상을 안고 국제무대를 뛴 경험이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이 그랬다. 수술한 지 두 달 만에 경기에 나섰다. 처음에는 ‘내가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당시 수장이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비롯해 동료들이 내가 합류하기를 원했다고 들었다. 최대한 팀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게 재활에 매진했다. 그만큼 나도 간절했다.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조건 뛰고 싶었다. 손흥민 선수도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한국축구대표팀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함께 H조에 묶였다. 조별리그 통과가 쉽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하곤 한다. 내가 국제대회에 나가서 강호들을 만날 때도 들었던 이야기다. 흔히 ‘죽음의 조’가 나오면, 그때부터 선수들은 주눅 드는 게 아닌, 어떻게 하면 헤쳐갈 수 있을지를 우선으로 생각했다.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약점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팀을 상대로 승리했을 때 더한 반전을 줄 수 있다는 오기가 발동한다.

대표팀 선수들이 잘했으면 좋겠다. 한 축구 팬으로서, 태극마크를 달아본 운동선수로 관심 가는 이번 월드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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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선수·여자배구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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