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 갖고 싶은 우승 트로피
1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각 팀 외국인 선수들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IBK기업은행 산타나, GS칼텍스 모마, KGC인삼공사 엘리자벳, 현대건설 야스민, 흥국생명 옐레나, 한국도로공사 카타리나, 페퍼저축은행 니아 리드. 2022. 10. 19.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겨울을 대표하는 종목으로 떠오른 여자배구는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더 나은 미래와 도약을 위해 한유미 KBSN 해설위원이 자신만의 배구생각을 이야기한다. V리그 출범부터 함께했던 레전드의 시선으로 여자배구를 다양하고 깊이 있게 살펴보자. <편집자주>

배구선수로 살면서 가을의 정취를 느껴본 적이 없다. 가을이면 늘 새 시즌을 준비하느라 바빴고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라 계절의 풍경을 눈에 담을 여유가 없었다. 은퇴 후 처음 가을을 마주했을 때 ‘아 이게 가을이구나’ 하며 생경한 기분을 느낀 기억이 아직도 난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배구선수에게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요즘 선수들은 행사를 많이 다니는 편이다. 프로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일정에 따라 컨디션 관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예민한 개막 시기에는 더 그렇다. 선수 스스로 세심하게 관리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사실 선수들은 빨리 개막하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프리시즌에는 훈련량이 많고 체력, 컨디션 관리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차라리 시즌이 시작하면 실전에 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훈련량이 줄어들고 몸 관리도 용이하다. 다만 비주전 선수들은 야간훈련,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해설위원인 나에게도 지금은 바쁜 시기다. 연습경기를 보러 다니며 각 팀의 전력, 외국인 선수들의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양질의 해설을 하기 위해서는 직접 발로 뛰며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해설위원으로 일한지도 이제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긴장되고 기대도 된다. 앞으로 6개월은 나도 선수들과 함께 뛰어야 한다.

개막 시기가 되면 많은 이들이 나에게 새 시즌 전망을 묻는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나도 모르겠다. 멤버 구성이나 연습경기에서의 모습, 최근의 흐름 등을 보면 가늠은 할 수 있지만 언제, 어디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부상도 있고 예상치 못한 이슈가 나오기도 한다. 작은 것에 의해 판도가 크게 흔들리기도 하기 때문에 예측, 예상은 정말 무의하다고 생각한다. 평준화가 이뤄지기도 했고 막상 시즌이 시작하면 연습경기 때와 다른 모습이 나오기 때문에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바로 스포츠, V리그의 매력이 아닐까.

이 시기에 가장 마음이 쓰는 이들이 있다. 바로 내 또래 선수들이다. 현역으로 뛰는 내 세대 선수들이 여전히 있다. 이들을 볼 때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안쓰럽다는 생각도 든다. 자기관리가 정말 대단하지 않으면 이토록 오랜 기간 현역으로 뛰기 어렵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스스로를 컨트롤 하고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롱런의 비결일 것이다. 이번시즌에도 노장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냈으면 좋겠다.

요새는 누가 다쳤다는 소식이 들릴 때 마음이 가장 아프다. 시즌 중에도 부상자는 줄줄이 나오기 마련이다. 6개월간 쉼 없이 달리는 레이스에서 한 번도 아프지 않기는 쉽지 않다. 비시즌 동안 얼마나 몸을 잘 만들어놨는지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나름의 노하우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부상 메커니즘을 잘 파악하고 무리한 동작을 지양하는 게 필요하다. 이번시즌에는 부상자가 최대한 덜 나와 질 높은 경기를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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