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고우석과 유강남
LG 고우석이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NC와의 경기 9회초 등판해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구단 역사를 새로 쓴 기쁨을 전하면서도 다음 승부에 집중했다.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자신의 기록보다 중요한 팀 목표를 강조했다.

고우석은 23일 잠실 롯데전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지시완, 안치홍, 한동희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1-0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완성했고 시즌 39세이브를 올렸다. 이로써 고우석은 2013년 봉중근의 38세이브를 넘어 LG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세이블 달성자가 됐다. 다음은 경기 후 고우석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40세이브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일단 39세이브로 구단 신기록을 세웠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기록이 나온다면 최대한 빨리 나오기를 바랐다. 일단 홈에서 기록을 세웠으니까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등판에 앞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는데.

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루틴대로 하고 있는데 다 뛰어나가길래 뭔가 했다. 프로 입단 후 처음 벤치 클리어링이다. 이상하면서도 신기했다. 동료들이랑 코치님들이 ‘너는 가까이 가지 마’라며 막으셨다.

-경기에 앞서 신기록을 많이 의식했나?

꼭 기록을 세워야 한다는 절박함 같은 게 없는 편인 것 같다. 마무리투수 첫 해에 리그 세이브 1위 기록을 하나 차이로 놓쳤다. 주위에서 아쉬워했는데 나는 ‘그럼 다음에 하지 뭐’라는 생각이 들더라. 3년 후에 이렇게 기회가 다시 오기는 했는데 기록에 대해서는 무덤덤한 편인 것 같다.

-신인 시절 함께 했던 봉중근 선배의 기록을 넘어섰다. 봉중근 선배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나?

신인 시절 캠프 때 봉중근 선배님이 우리에게 하신 얘기가 기억이 난다. 당시 선배님이 어깨가 안 좋으신 상황이었는데도 ‘프로 선수라면 몸을 아끼지 말고 다 쏟아붓고 가야 한다’고 하셨다. 당시 재활을 하시면서도 그럼 말씀을 하셔서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다.

-김용수, 이상훈, 봉중근으로 이뤄진 LG 마무리투수 계보를 잇고 있다. 이대로라면 구단 통산 최다 세이브도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정말 더할나위 없는 기쁨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워낙 힘든 길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도 든다.

-6일 만의 등판이었다. 감각적으로 어려울 수 있는데 투구 내용이 깔끔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부진해서 등판 간격이 길 때도 감각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런데 사실 방법이 간단하다. 등판 간격이 길면 평소보다 공을 더 강하게 잡고 던진다. 간격이 길 때 공이 빠지는 느낌이 들어서 세게 공을 잡는 데에 신경 쓴다.

-일요일에 SSG와 경기를 한다. 최정 선수에게 홈런을 맞은 만큼 다음 맞대결을 준비할 것 같다.

내가 나가도 좋지만 내가 나가지 않고 팀이 크게 이기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나는 내 자신에게 냉정하다. 그냥 우리 팀이 크게 이겼으면 좋겠다.

-그래도 잘 던진 공이 홈런으로 연결 돼 아쉽지 않나? 이전에는 몸쪽 빠른 공으로 최정 선수를 잡았는데 지난 경기에서는 몸쪽 빠른 공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나도 그 때 몸쪽 제구가 완벽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정 선배님은 워낙 대타자 아닌가. 아무리 좋은 코스로 던져도 타자가 의식하고 준비해서 들어오면 한 가운데 공이나 마찬가지다. 결과론이지만 아예 더 깊게 들어가거나 다른 구종을 선택했어야 했다.

-다시 최정 선수와 상대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나?

아직 아니다. 지금 이제 내 머릿속에는 한화 이글스 타자들이 들어간다. 최정 선배님과 대결도 준비하겠지만 한화 준비가 먼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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