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은퇴투어 시작하는 이대호 \'눈물 글썽\'
롯데 이대호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올스타전 클리닝타임 때 열린 은퇴투어 행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김민규기자]“한 번 좋아해주면 끝까지 좋아해주셔서 좋다.”

‘조선의 4번 타자’ 거인군단의 자존심 이대호의 ‘마지막’이란 단어가 아직은 어색하다. 그라운드 위에 울려퍼진 “대~~호, 대~~~~호”란 함성을 내년에는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실감이 되지 않은 탓이다. 이대호도 팬들의 의리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을 시작으로 이대호의 본격적인 은퇴투어가 시작됐다. 그래서일까. 올스타전 본 경기 전에 가진 팬 사인회에서 유독 이대호의 앞에 마지막 올스타를 축하하려는 팬들이 줄을 이었다. 환한 미소로 팬들에게 인사하며 그들이 내민 유니폼, 야구공, 사인지에 정성스레 사인을 해준 그다.

[포토] 이대호, 마지막 올스타전 팬사인
롯데 이대호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올스타전 팬사인회에서 사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팬이라는 말에 감동 짙은 표정으로 “어릴 때부터 응원해준 팬들 중에 지금은 대학생이나 결혼하신 분들이 많다. 그럴 때보면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란 생각을 한다”며 “사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란 생각에 감사하다. 한 번 좋아하며 끝까지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어 너무 좋다”고 감사했다.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다. 전날 홈런레이스 때 친 공을 잡았다며 사인을 요청한 팬이 “부산에서 왔다”고 말하자 이대호가 “나도 어제 부산에서 왔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포토] 이대호 \'덕분에 감사했습니다\'
롯데 이대호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올스타전 5회말 1사1,2루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중견수 플라이 아웃.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올스타전 본 경기가 시작됐고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잠실구장은 “대~~호, 대~~~~호”란 팬들의 응원과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5회가 끝난 후 이대호의 은퇴투어 시작을 알리는 행사가 진행됐다. KBO는 이대호의 역사적인 순간을 모아 만든 사진 액자를 선물했다. 선물 전달식 후 그의 아내와 자녀들이 함께 은퇴투어 시작을 축하하며 꽃다발을 전달했다. 아내의 따뜻한 격려에 이대호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대호의 아내는 “영광스런 자리를 만들어 준 선수단, 관계자, 팬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한 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의 남편, 최고의 아빠였다. 앞으로 남은 경기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은 후 이대호는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목이 메어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대호의 눈물에 잠실구장을 찾은 수많은 팬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그리고 또 다시 관중석에서 쏟아진 “대~~호, 대~~~~호”란 뜨거운 함성 속에 행사는 끝이 났다.

경기 후 이대호는 “야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내 이름을 부르는데 아내가 울면서 나오더라. 그 모습을 보니 왈칵 눈물이 났다. 올해 처음으로 운 것 같다.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 안고 돌아간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란 말이 있다. 이대호는 은퇴시즌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타율 0.341로 전반기 1위로 마무리했다. 14년 연속 100안타에 10홈런도 기록했다. 마지막 시즌,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그가 쓸 새 역사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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