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3) 21년 그랑프리를 장식한 행복왕자와 김용근 기수 (1)
지난해 그랑프리를 우승한 국산마 ‘행복왕자’와 김용근 기수.  제공 | 한국마사회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모든 스포츠에서 데이터는 기본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데이터로 본 지난해 한국경마는 어떨까.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았던 한국 경마도 극복의 팔부능선을 넘었던 2021년에 대한 성적표를 받았다. 눈여겨 볼 점은 혼합대상 경주에서 국산마의 성적이 외산마보다 뛰어났다는 것이다.

27일 한국마사회가 발표한 지난해 경마 상품성·경쟁력 등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경주는 서울경마공원 865경주, 부산경남경마공원 588경주, 제주경마공원 589경주로 총 2042경주가 열렸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파행적으로 경마를 시행했던 2020년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말산업 선순환을 위해 상생 경마를 비롯한 경마 시행을 부단히 노력한 결과다.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별 경마시행규모와 형태에 따라 조정해 연중 중단 없이 안정적인 경마 시행에 앞장섰다. 경마공원 폐쇄로 고객 입장이 불가해 정상적인 매출을 낼 수 없던 한국마사회는 주간 약 40억원 이상의 상금을 통해 상생경마를 시행했다. 이유는 경마산업 지속가능성 확보에 있었다.

한국마사회의 경주상금은 경주마 관계자들의 직접적인 생계수단이자 경마산업 선순환 구조의 기틀을 이룬다. 경마가 멈추면 1차 산업인 국산마 생산농가들에겐 직격탄이다. 경마가 중단되면 상금을 받지 못하는 마주들의 구매력은 떨어지고 이는 신마 구매 수요도 줄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1차 산업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말산업의 미래도 담보할 수 없기에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경마는 멈추지 않았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상생경마를 시행한 결과 ‘경마 상품성 지표’는 전 부문 전년 대비 개선됐다. 더러브렛 경마를 기준으로 연간 평균 출전 두수는 2020년 11.5두에서 12.1두로 상승했고, 1~5위 누적 도착 차는 8.4마신에서 6.4마신으로 개선되며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구현했다. 더욱이 지난해 4분기 정상 경마시기에는 평균 1~5위 누적 도착차가 2.2마신으로 더욱 감소, 올해도 재미있는 경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산마와 외산마가 함께 뛴 ‘혼합 대상경주’에서 국산마의 승률이 60%를 기록하며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시행된 혼합 대상경주는 총 5경주로 18두의 국산마들이 출전했다. 출전비중은 27%에 불과했으나 이 중 3두가 우승하며 60%의 승률을 거뒀다. 우리 국산마의 경쟁력이 외산마와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임을 방증하는 결과다. 1·2등급 통합경주에서도 국산마들의 성장이 눈부셨다. 우승마 비중이 2020년 40.9%에서 지난해 49.2로 외산마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마사회가 꾸준히 시행해온 국산마 우대정책과 결을 같이한다. 우수한 국산마 생산을 위해 해외 유수의 씨수말을 도입하고 경마장 입사 전 질 높은 육성을 위해 2020년부터 장수·제주목장 언덕주로를 운영 중이다. 또한 우수한 국산마를 선발하기 위해 국산마 한정 특별·대상경주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생산농가의 경영난을 고려해 외산마 도입을 제한하는 등 ‘국산마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윤영 한국마사회 경마운영본부장은 “지난해 한국경마는 토적성산의 모습을 보였다. 흙이 쌓여 산을 이루듯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방면의 정책과 많은 경마 관계자들의 참여·노력이 모여 힘든 시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었다”며 “한국마사회는 경마산업의 위기 속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견지하며 경주 수준 향상과 고객신뢰 회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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