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벌위원회 출석하는 \'무단이탈\' IBK기업은행 조송화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선수계약 해지를 통보 받은 조송화.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조송화는 이제 막다른 길, 혹은 무인도에 갇힌 형국이 됐다.

V리그 여자부의 IBK기업은행은 지난 13일 조송화와의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IBK기업은행은 ‘조송화 선수의 행동이 선수계약에 대한 중대한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선수계약과 법령, 연맹 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결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이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면 조송화는 자유신분선수가 된다. 이에 따라 조송화는 이번 시즌 3라운드 종료 전까지는 다른 팀으로의 등록이 가능하다. 여자부 3라운드는 이달 28일 종료된다.

이론상으로는 등록이 가능하지만 조송화를 품을 팀은 없어 보인다. 여자부 대다수의 팀들이 조송화 영입에 난색을 표했다. A구단 관계자는 “여자부는 이제 대중의 큰 관심을 받는다. 아무리 조송화가 필요해도 영입했다가는 여론의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될 게 분명하다.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우리도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B구단 관계자도 “데려갈 팀이 있겠나. 1~2년 후여도 부담스러운데 지금은 말이 안 된다. 불가능하다”라고 같은 의견을 냈다.

조송화는 V리그 여자부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서남원 전 감독과 트러블을 일으켰고, 작전 타임에서 성의 없는 대답을 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감독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팀 훈련을 이탈하는 막무가내 행동까지 벌였다. 이미 대중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실하게 자리 잡혔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프로구단이 조송화를 데려갈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아무리 세터가 귀하다고 하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조송화의 실력이 압도적으로 탁월한 것도 아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조송화는 14일 오후 법적 대리인을 통해 사과 의사를 드러냈다. 대리인은 “조송화 선수가 배구 팬들과 배구계 인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어 한다“며 ”그동안 사과할 기회가 없었고, 일이 커진 데 대해 사과하겠다는 뜻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법적 절차를 밟기 전 구단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사도 표현했다. 왜 돌변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뒤늦게 꼬리를 내리는 분위기다.

사과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갔다. 조송화는 지난 10일 한국배구연맹 상벌위원회에 참석했다. 이때가 사과해 여론, 혹은 자신의 입지를 아주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 그러나 조송화는 이날도 입을 열지 않았다. 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을 뿐이다.

그 입장마저도 강경했다. 자신은 무단이탈을 한 적이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IBK기업은행에서 사건이 크게 조명받는 것을 우려해 언론에 ‘무단 이탈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결국 연맹 상벌위에서도 아무런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사실상 IBK기업은행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과 다름이 없다.

IBK기업은행은 물러서지 않았다. 계약 해지의 원인이 구단이 아닌 선수에게 있기 때문에 잔여 연봉도 지급하지 않을 계획이다. 조송화가 이에 대한 법적 소송을 진행한다면 IBK기업은행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귀책 사유가 명확하게 선수에게 존재한다. 우리가 잔여 연봉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 이를 두고 조송화 측에서 소송으로 대응한다면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잔여 연봉을 받은, 안 받든 결과적으로 조송화는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결과적으로 무모한 주장을 펼치고 사과까지 하지 않은 게 자신을 외딴섬에 고립시킨 형국이다. 1993년생으로 아직 20대인 조송화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에 몰린 셈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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