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황의조, 해트트릭 화살 쏩니다!
28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대 온두라스의 경기. 한국 황의조가 해트트릭이자 팀 네 번째 골을 넣고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요코하마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요코하마=김용일기자] 올림픽 축구 ‘김학범호’가 온두라스를 대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김학범 감독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8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축구 남자 조별리그 B조 최종전 온두라스전에서 와일드카드 공격수 황의조(보르도)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6-0으로 제압했다. 2승1패(승점 6)를 기록한 한국 올림픽팀은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또 5년 전 리우 대회 8강에서 온두라스에 0-1 충격패한 아픔도 말끔하게 설욕했다.

뉴질랜드와 첫 경기 패배(0-1)로 위기에 빠졌던 한국은 갈수록 선수의 컨디션은 물론, 공수 조직력이 살아났다. 루마니아와 2차전(4-0 승)에 이어 온두라스와 최종전까지 다득점 연승을 기록하면서 토너먼트에서도 기대를 품게 했다.

김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와일드카드 3총사(황의조 권창훈 박지수)를 모두 선발 엔트리에 집어넣었다. 황의조를 원톱으로 두고 김진야~권창훈~이동준을 2선에 배치했다. 원두재와 김진규가 더블 볼란치로 나선 가운데 강윤성~박지수~정태욱~설영우가 포백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변함없이 송범근이 꼈다.

[올림픽] 페널티 킥 얻어내는 이동준
페널티 킥 얻어내는 이동준. 요코하마 | 연합뉴스

초반부터 온두라스를 강하게 몰아붙인 한국은 전반 12분 만에 페널티킥(PK)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지난 2경기 침묵한 황의조가 드디어 깨어났다. 그는 PK 상황을 만드는 데 도화선 구실을 했다. 미드필드 왼쪽 지역에서 단번에 오른쪽을 파고든 이동준을 향해 ‘레이저 패스’를 보냈다. 이동준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들다가 상대 수비수 웨슬리 데카스 팔에 걸려 넘어졌다. 키커로 나선 황의조는 오른발로 온두라스 골문 왼쪽을 갈랐다.

한국은 7분이 지나 두 번째 골을 해냈다. 세트피스 기회에서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정태욱이 상대 수비수 카를로스 멘델레스의 무리한 동작에 쓰러졌다. 주심은 또다시 페널티 스폿을 찍었다. 키커로는 원두재가 나섰다. 조별리그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그는 과감하게 온두라스 골문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슛으로 포효했다.

[올림픽] 원두재 두번째 골
원두재 두번째 골. 요코하마 | 연합뉴스

한국은 온두라스의 반격을 제어하면서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 전반 24분 이동준이 상대 느린 수비진을 파고들어 공을 따냈고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달려든 황의조에게 간결하게 패스했다. 황의조가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찼는데, 이번엔 골키퍼에 잡혔다.

온두라스는 호세 레예스가 몇 차례 예리한 슛으로 반격했으나 위력이 없었다. 오히려 전반 39분 한국이 수적 우위까지 안았다. 이동준이 또 한 번 재빠르게 공을 따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노렸다. 이때 멘델레스가 그를 가로막았다.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한국은 전반 추가 시간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김진규가 오른쪽에서 크로스한 공을 온두라스 골키퍼가 쳐냈다. 공교롭게도 황의조 발에 떨어졌고 침착하게 오른발로 해결했다.

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엄원상을 투입하는 등 줄기차게 공격을 퍼부었다. 온두라스는 한국의 빠른 공격 템포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위험 지역에서 반칙으로 끊거나, 럭비를 하듯 몸을 던져 막아내는 게 전부였다. 결국 후반 7분 김진야가 얻어낸 세 번째 PK를 황의조가 마무리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올림픽] 팀 동료와 환호하는 김진야
팀 동료와 환호하는 김진야. 요코하마 | 연합뉴스

김 감독은 후반 12분 황의조, 강윤성을 불러들이고 이강인, 김재우를 투입했다. 스리백으로 전환하면서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사용했다. 이는 6분 뒤 곧바로 적중했다. 왼쪽 윙백으로 돌아선 김진야가 빠르게 공격에 가담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정교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후반 37분엔 이강인이 온두라스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가르는 왼발 중거리포로 6골 차 대승을 장식했다.

김학범호는 조별리그에서 반전드라마를 쓰며 기분 좋게 8강에 진출, 메달 사냥을 향해 진격하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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