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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스콧 맥토미니 오른손에 얼굴을 맞은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 런던 | 공동취재단

[런던=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상대로 2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29·토트넘)은 이 경기에서 골만 넣은 게 아니다. 상대 득점이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취소되는 데도 핵심적인 구실을 했다. 그런데 일부 성난 팬은 물론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이 경기 직후 손흥민을 저격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손흥민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맨유와 홈경기에서 왼쪽 윙어로 4주 만에 선발로 복귀해 뛰었다. 전반 40분 왼발 선제골을 넣으며 올 시즌 EPL 14호 골을 터뜨렸다. 논란의 장면은 이에 앞선 전반 33분이다. 맨유 폴 포그바의 침투 패스 때 에딘손 카바니가 토트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왼발로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주심은 VAR을 거쳐 득점을 취소했다. 포그바에게 공이 전달되기 전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맨유 스콧 맥토미니가 드리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손흥민의 얼굴을 때린 장면이 잡혔다. 손흥민은 카바니의 득점포가 터진 뒤에도 순간적인 충격에 그라운드에 누워 있었다.

손흥민(공동취재단)
토트넘 손흥민이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스콧 맥토미니 오른손에 얼굴을 맞은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 런던 | 공동취재단

이날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후반 프레드와 카바니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1-2로 졌다. 그럼에도 맨유 지지자는 경기 직후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등 SNS에 몰려들어 VAR 장면을 두고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그런데 단순한 비방이나 조롱이 아니었다. ‘개나 먹어라’, ‘작은 눈’ 등 인종차별을 뜻하는 표현이 대다수였다.

더 큰 문제는 맨유 수장인 솔샤르 감독까지 손흥민을 조롱한 점이다. 그는 손흥민의 ‘성’인 손(SON)을 빗대면서 “만약 내 아들(SON)이 3분간 누워있고 다른 10명 동료가 그를 도와야 하는 상황이면 난 그에게 아무 음식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굴을 맞고 고통스러워한 손흥민의 행동이 과장됐다는 의미로 다소 조롱 섞인 표현이었다.

그러자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아버지가 솔샤르 감독보다 나은 사람이라서 다행이다. 아버지는 자식이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먹여 살려야 한다. 아이를 위해 음식을 훔쳐서라도 먹어야 하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손흥민으로서는 다소 황당한 논란이다.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한 헐리우드 액션을 한 것도 아니고 누가 봐도 볼 경합 중 얼굴을 가격당했기 때문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 해설위원인 클린턴 모리슨은 맥토미니 플레이를 두고 레드카드를 줘도 될만한 장면으로 언급했다. 그럼에도 현지에서 이런 논란이 나오는 것을 두고 아시아 선수에 대한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 구단은 EPL 사무국과 함께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한 것과 관련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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