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2014. 4.23.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취 재 일 : 2014-04-23취재기자 : 최승섭출 처 : 스포츠서울

[LA 다저스타디움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역시 천적은 무서웠다. 지구 라이벌 콜로라도 로키스와 강타자 놀란 아레나도는 LA 다저스 선발 류현진의 10승 달성을 저지했다. 시즌 10승 도전은 또 한 번 뒤로 미뤄야 했다. 그러나 뒷심이 강한 다저스는 전날에 이어 시리즈 2차전에서도 연장 11회 알렉스 버두고의 끝내기 홈런으로 5-4 승리를 거두며 시즌 53승 25패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0.679)를 고수했다.

시즌 15번째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23일(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콜로라도(40승36패)전에서 6이닝 6안타 1볼넷 5삼진 3실점(1자책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동안 이어진 시즌 14경기연속 2실점 이하 행진은 결국 콜로라도전에서 멈췄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2013년 다저스에 입단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과의 통산 전적에서도 콜로라도에 약한 면은 드러난다. 샌디에고 파드레스 7승1패 방어율 2.26,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5승3패 3.3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6승 6패 2.79. 그러나 콜로라도전에서는 승률도 5할이 안되고(4승6패) 방어율도 5점대(4.97)에 이른다. 올 시즌 첫 대결에서도 제구가 흔들렸고 야수들은 잇따른 실책으로 10승 달성에 발목을 잡았다.

이날 다저스-콜로라도전은 공중파 FOX-TV로방영돼 미 서부 지역으로만 중계됐다. 다저스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해설자 에릭 캐로스는 경기 전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은 클레이턴 커쇼였다. 그러나 올해는 아니다. 류현진이 최고의 투수”라며 극찬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는 동안 캐로스는 “오늘은 류현진답지 않은 피칭을 하고 있다. 커맨드와 컨트롤이 앞의 경기 때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은 “제구가 좋지 않았다”고 인정한 뒤 “그러나 6이닝에 100개 이상의 투구를 하면 내 몫은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퀄리티스타트에 만족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류현진이 다른 경기 때보다는 만족할 만 투구는 아니지만 큰 실점 없이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한 부분은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고 후한 평가를 했다.

문상열

아레나도는 류현진을 지독하게 괴롭힌다. 제 아무리 뛰어난 투수도 천적이 있게 마련이다. 명예의 전당 사상 만장일치로 회원이 된 전 뉴욕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는 지명타자 에드거 마르티네스(시애틀 매리너스)만 만나면 작아졌다. 통산 19타수 11안타(2홈런) 6타점을 허용했다. 우완이면서 우타자에게 약점을 보였다.

류현진-아레나도의 관계도 흡사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아레나도에 19타수 11안타(3홈런) 피안타율 0.579에 타점 7개를 허용했다. 아레나도는 1회 초 2사 2루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배트를 툭 갖다대는 스윙으로 좌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풀카운트에서 시즌 6번째 볼넷도 내줬다. 5회에 중견수 플라이로 아레나도를 상대로 첫 아웃카운트를 기록했다.

경기 전 FOX-TV와의 인터뷰에서 아레나도는 “류현진은 올해 최고의 피칭을 하고 있다. 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략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하더니 첫 번째 타석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직접 풀었다. 류현진은 “아레나도와 같은 천적 타자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KBO 리그 시절 SK 와이번스의 최정도 천적 타자였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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