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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 LA 다저스 공식 트위터 캡처.

[애너하임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 류현진의 시즌 최초 10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연승 행진도 잠시 숨을 골랐다. 3-1로 앞서 승리 요건을 갖춘 상황에서 7회 교체됐으나 불펜 투수의 동점 허용으로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류현진은 11일(한국 시간) 인터리그 프리웨이 시리즈에서 6이닝 7안타(1홈런) 6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7회 말 터진 마이크 트라웃의 투런 동점 홈런으로 승패는 기록되지 않았다. 다저스는 불펜 난조로 3-5로 패했다. 투구수는 99개(스트라이크 68). 그러나 에인절스전에서도 볼넷 없이 1실점으로 역투해 방어율 1위(1.36)를 유지했다. 아울러 개막 13경기 연속 선발 2실점 이하 행진도 진행중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이런 경기도 야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위기도 많았는데 이를 벗어나면서 6회까지 최소 실점으로 갈 수 있었다. 선발투수로서 임무는 했다고 본다”고 복기했다.

문상열
◇ 트라웃은 왜 류현진 앞에서 작아지나

다저스와 에인절스의 프리웨이 시리즈의 최다 관전 포인트는 현역 최고 선수 트라웃과 올 시즌 강력한 내셔널리그 MVP 코디 벨린저의 타격 대결이었다. 국내 언론에서는 류현진과 일본인 오타니 쇼헤이의 투타 대결에 초점을 모았지만 현지 언론은 두 타자들에게 방점을 뒀다. 에인절스 브래드 오스머스 감독은 좌완 류현진을 맞아 좌타자 오타니를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오타니는 8회 대타로 출장한 뒤 볼넷을 골라 결승점을 올렸다.

에인절스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트라웃은 2012년 데뷔해 신인왕과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미래의 명예의 전당 후보다. 하지만 트라웃은 인터리그에서 다저스 좌완 류현진을 만나면 유독 작아진다. 경기 전까지 7타수 무안타였고 이날도 삼진 2개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로 무기력했다. 특히 1-3으로 뒤진 5회 말 2사 1, 3루 득점 상황에서 삼진으로 물러나 에인절스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풀카운트에서 류현진의 시속 141㎞(88마일)짜리 커트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다저스 전담 라디오 KCAL의 해설자 릭 먼데이는 “우타자 트라웃이 류현진에게 약한 이유는 체인지업 때문이다. 체인지업에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서 우왕좌왕 타격을 한다”고 지적했다. 류현진도 “체인지업에 대한 약점도 있겠지만 오늘 몇 개의 실투를 놓쳤다. 나 역시 그의 약점을 최대한 노린다. 그러나 언제가는 맞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트라웃은 류현진이 물러난 뒤 7회 말 곧바로 위력을 과시했다. 2사 1루서 두 번째 구원 투수 우완 딜란 플로로의 시속 142㎞(89마일)짜리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동점 투런포로 류현진의 시즌 10승 달성을 날려버렸다.

◇ 베테랑과 신인의 차이

류현진(9승1패)과 에인절스 선발 그리핀 캐닝(2승2패, 방어율 3.65)는 나란히 6이닝을 던지고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다. 캐닝도 5안타, 5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구위만으로는 신인인 캐닝이 앞섰다. 직구 평균 구속이 152㎞(95마일)를 웃돌았다. 하지만 투수는 빠른 볼만으로는 마운드를 지배할 수 없다. 캐닝은 2회에 3실점했다. 5회 무사 1, 2루와 6회 2사 1, 2루 위기에서는 삼진으로 탈출했다. 에인절스 오스머스 감독이 6회 위기에서도 신인을 밀어 붙인 것은 캐닝의 구위를 믿어서다. UCLA 출신의 캐닝은 2017년 드래프트 2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다.

그러나 2회 3실점은 모두 2사 후에 내준 점수다. 투수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캐닝은 2사 후 러셀 마틴에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8번 크리스 테일러, 9번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연속 2루타를 내줬다. 에인절스 입장에서는 루키의 집중력이 아쉬운 대목이다. 경험으로 극복할 수 밖에 없다.

류현진은 에인절스 경기 전까지 2사 후 주자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에인절스전에서도 1사 후 콜 캘훈에게 솔로홈런을 내주고 세자르 푸에이요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삼진과 땅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올 시즌 스코어링 포지션에서의 피안타율은 0.039(51타수 2안타 )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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