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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한 류현진 | LA 다저스 공식 트위터 캡처

[LA=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2019시즌이 열리기 전 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우리 팀의 25명 로스터는 포지션 별로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팬들은 생각이 달랐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탈환하지 못한터라 마운드의 전력이 2%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전문가들과 도박사들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낙관했다. 다른 팀들의 전력 보강이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프리드먼 사장의 장담대로 포지션별 25명 로스터가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초 4월 세인트루이스 원정 4연전 싹쓸이 패를 포함해 밀워키 브루어스에 잇달아 패하면서 시즌 최다 6연패 위기에 몰렸으나 이후 정상을 되찾았다. 초반에도 승률 5할 이하로 추락한 적은 없다. 10일(한국 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원정 1-0 승리로 시즌 45승21패를 마크하며 메이저리그(ML) 최고 승률(0.682)을 유지했다.

선두를 달리는 팀에는 늘 투타의 핵이 있게 마련이다. 다저스 투타의 핵은 선발 류현진과 클린업히터 코디 벨린저다. 현재 둘의 페이스는 사이영상, MVP 타입의 시즌이다.

류현진은 시즌 9승으로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부문 선두다. 11일 인터리그 LA 에인절스를 맞아 10승에 도전한다. 2013년 ML 입문 후 가장 빠른 페이스다. 방어율도 1.35로 1위다.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이크 소로카(1.38)에 0.03 앞서 있다. 스트라이크/볼넷 비율(14.20)도 1위다. WHIP(0.78)은 내셔널리그 1위, 피안타율(0.198), 퀄리티스타트(10회) 등은 NL 3위에 랭크돼 있다. 사이영상 후보로 손색 없는 기록이다.

벨린저는 내셔널리그 타격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타율 1위(0.355), 홈런(20개), 타점(54점)은 각각 3위다. 그러나 최근들어 투수들의 정면승부 회피가 이어지면서 미니 슬럼프에 빠져 있다. 최근 16경기에서 타율 0.226으로 저조하다. 샌프란시스코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9일 2-7로 패한 경기에서 벨린저를 3차례나 고의4구로 출루시켰다. 결과적으로 고의4구 작전은 실패했다. 고의4구 후 5번 코리 시거에게 모두 적시타를 허용했다. NL MVP는 벨린저와 지난해 MVP를 차지한 밀워키 브루어스의 크리스찬 엘리치가 강력한 후보다.

문상열

투수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상은 1956년부터 시작됐다. 1966년 11년 동안은 메이저리그 통합이었고 1967시즌부터 양 리그로 시상을 변경했다. 1956년 이후 한 팀에서 사이영상과 MVP가 동시에 배출된 경우는 총 19번이다. 투수가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에 수상한 경우는 제외다. 2011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저스틴 벌랜더, 2014년 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가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사이영상과 MVP 수상자를 동시에 배출했다는 것은 가을야구 진출을 의미한다.

열쇠는 월드시리즈 우승 여부다.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에 배출한 19차례 가운데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은 경우는 5번에 불과하다. 1957년 밀워키 브레이브스(애틀랜타 전신) 워렌 스판-행크 애런, 196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번 로-딕 그로트, 1961년 뉴욕 양키스 화이트 포드-로저 매리스, 198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스티브 칼튼-마이크 슈미트 등이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동시 수상 배출은 1988년의 LA 다저스다. 다저스는 1988년 이후 지난 30년 동안 우승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마운드에서 59연속이닝 무실점을 작성한 오렐 허샤이저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프리에이전트로 이적한 커크 깁슨이 투타 최고 상을 받았다. 허벅지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던 깁슨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당대 최고 마무리 데니스 에커슬리로부터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클러치 히터다. 앞으로 류현진과 벨린저가 허샤이저-깁슨 선배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새로운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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