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스포츠서울] LA 다저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다저스다티움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4일(한국 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를 앞두고 양팀 감독과 선수 6명이 기자회견을 했다. 1차전 선발 투수 류현진과 마이크 폴티네비치, 감독 데이브 로버츠, 브라이언 스니티커, 타자 코디 벨린저, 닉 마카키스 등이 참석했고 회견장은 취재진들로 꽉 찼다.

류현진은 한국이 배출한 해외파 가운데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의 1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포스트시즌 기자회견장에서 인터뷰를 한 선수도 류현진 뿐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박찬호는 포스트시즌 13경기에 출장했지만 한 차례도 선발 등판은 없었다. 모두 불펜 기용이었다. 불펜 투수는 마무리가 아니면 라커룸에서 인터뷰를 한다. 기자회견장 인터뷰는 전국방송으로 전파를 탄다는 의미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도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포스트시즌 총 7경기에 출장했으나 전국적인 주목도는 없었다.

포스트시즌 첫 판은 개막전 선발 투수와 비슷할 정도로 임팩트가 크다. 당사자에게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전날 예상을 깬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 예고는 팬들과 언론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1차전은 늘 그랬듯이 다저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의 몫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의 선발 오더를 그대로 유지하며 1차전 류현진, 2차전 커쇼를 예고했다. 5일 휴식 후 등판이 된다.

류현진과 로버츠 감독을 향한 대부분의 질문은 예상치 못한 1차전 선발에 관한 것이었다. 류현진은 “로스터에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 1차전 선발로 출장하게돼 매우 기쁘다”면서 “어제 훈련 때 커쇼와 얘기를 나눴다. 1차전 선발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다. 네가 1차전 선발’이라고 알려줬다. 그때부터 1차전에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커쇼와 깊은 얘기를 나눈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1차전과 2차전은 모두 중요하다. 류현진과 커쇼가 하루 더 휴식하고 등판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류현진-커쇼의 윈윈을 기대했다. 아울러 “3차전의 워커 뷸러도 하루 더 휴식을 취하게 된다”면서 선발 투수에게 충분한 휴식으로 애틀랜타전에 대비한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그러나 5차전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짧은 휴식 후 “커쇼가 등판할 수도 있다”며 에이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순서대로라면 류현진이 등판해야 한다.

사실 커쇼는 포스트시즌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4경기에서 19경기 선발 등판에 7승7패 방어율 4.35다. 정규시즌 통산 방어율 2.39에 비해 무려 2점 가량 높다. 커쇼는 그동안 가급적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패턴을 지켰다. 그러나 올해는 4일 휴식 후 등판한 9경기에서 1승 3패 방어율 3.21을 기록한 반면 5일 휴식 후에는 12경기에서 7승1패 2.56으로 완벽했다. 코칭스태프가 추가 휴식을 강조한 이유다.

류현진은 이로써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4경기 연속 시리즈 첫 경기에 등판하게 된다. 어깨가 무겁다. 정규시즌에서는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양상이 다르다. 집중력이 현저히 높아지고 투수의 실투는 곧 장타로 이어진다. 코너워크 피칭이 더욱 절실한 게 디비전시리즈 1차전이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때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에 등판한 적이 있다. 당시 터너 필드에서 벌어진 3차전 선발로 등판해 3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1삼진 4실점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신고식을 치렀다. 승패는 없었다. 현재 애틀랜타 로스터 가운데 2013년 멤버는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 유일하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데뷔 첫 판에서 좌절을 맛본 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7이닝 3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곧바로 만회했다. “초구부터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는 류현진의 말에서 비장함이 묻어 났다.

문상열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