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최형우 타격 때 배트가 두 동강 \'뚝\'
2018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3회말 무사1루 KIA 최형우 타격 때 배트가 부러지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계산이 안선다. 일반적으로는 특정팀 상대 3연전 전승을 뜻하는 스윕을 달성하고 나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선두 싸움 중인 팀에, 원투펀치를 잇따라 무너뜨렸다면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하지만 계산이 서지 않는 베테랑과 불펜진 탓에 돌다리를 두드려 가며 건너는 심정으로 행보를 지켜봐야 하는 신세다. 위용을 잃은 디펜딩챔피언 KIA 얘기다.

KIA는 지난 18일부터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치른 SK와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완투승(19일)을 따낸 헥터 노에시의 각성을 비롯해 임기영과 ‘절대 에이스’ 양현종 등 선발진이 제 몫을 다했다. 지난 18, 19일에는 유재신 최정민 등 백업멤버들이, 20일에는 정성훈 최형우 등 베테랑들이 결정적인 활약을 펼쳐, 세 경기만 놓고보면 챔피언의 자존심을 한껏 내세울 수 있는 경기를 했다. 덕분에 공동 2위 SK 한화와 세 경기 차로 따라 붙어 상위권 도약을 정조준할 수 있게 됐다.

석연치 않은 징크스를 먼저 떨쳐야 한다. 지난 20일 승리로 시즌 세 번째 스윕을 달성했는데, 이 전 두 번의 스윕은 실망스러운 성적이 따라왔다. 지난 4월 6일부터 8일까지 넥센을 상대로 시즌 첫 스윕에 성공한 KIA는 이어 한화를 만나 2연패했다. ‘20승 듀오’ 헥터 노에시가 스토퍼로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 반등을 이끌지 못했다. 같은 달 17일부터 맞붙은 광주 LG전에서 이른바 ‘사인 훔치기’ 논란 속에도 스윕을 거두며 다시 반등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곧바로 만난 두산에 2연패를 당하며 다시 상승세가 꺾였다. 연승 뒤 연패가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넘기기에는 간극이 너무 좁아 아쉬움을 키웠다. 때문에 SK전 스윕을 하고도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포토] KIA 김주찬,
KIA 타이거즈 김주찬이 17일 고척 넥센전에서 타격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오는 22일부터 광주 홈에서 만나는 KT는 지난 20일 수원 NC전에서 팀 창단 최다 타이인 25안타를 폭발하며 대승했다. 가라앉아있던 타선 폭발력을 회복했다는 점은 KT의 공수 밸런스가 맞아들어간다는 징조다. KT도 SK와 마찬가지로 타선 폭발에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 팀이다. KIA는 KT를 상대로 지난 3월 24일부터 광주에서 개막 2연전에서 1패 뒤 1승으로 겨우 5할 승률을 맞췄지만 4월 27일~29일 3연전에서는 1승 뒤 2패로 뒤져 상대전적에서 열세다. 상대 타선이 회복세를 보였고, 헥터와 양현종이 등판할 수 없는 경기라 역설적으로 불펜진의 활약이 요구된다.

우선 화력 대결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어깨 불편함으로 20일간 전열에서 이탈한 라이언 피어밴드가 등판 시기를 조율 중이라 선발 싸움 승부가 예측 불허다. 화력 다툼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지난 20일 SK전에서 맹위를 떨친 베테랑들이 흐름을 만들어줘야 대등한 싸움을 펼칠 수 있다. 위기일수록 빛나야 하는 베테랑들이 최근 악전고투를 경험하며 각성했을 여지는 충분하다. 통합 2연패에 도전하는 KIA 입장에서도 남은 시즌 경기가 두 자리로 접어들었(21일 현재 99경기)기 때문에 반등을 노려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베테랑은 치를 경기에서 어느정도 활약을 해줄지 계산이 서기 때문에 존중받는다. 시즌 초반 여러 이유로 계산 오류를 범한 KIA의 ‘야구를 할 줄 아는’ 베테랑들이 백업과 선발진이 만든 상승세를 어떻게 지켜낼지 관심이 모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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