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학계는 순수문학이 침몰하고 장르문학이 비상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요즘 예술동네는 어디를 가도 빙하기라는 얘기가 들린다. 어디 한 곳 따뜻한 곳이 없이 얼어붙을데로 얼어붙었다.

특히 순수문학의 빙하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한 대형 서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00위권 안에 한국 소설가의 소설은 달랑 한권이 들어갔을 뿐이다.

반면 장르문학의 비상은 놀라울 정도다.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무협소설 등이 포함된 장르소설은 온라인 기반 전자책 서비스와 결합해 해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북팔, 조아라 등에서 웹소설을 연재하는 작가들 중 억대 연봉을 받는 작가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을 정도로 독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지난 한 해 2억8000만원의 수익을 낸 장르소설 작가도 나왔다.

순수문학의 독자는 자취를 감추는데 장르소설의 독자들은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모든 국민들이 손에 스마트폰을 쥐게 된 디지털시대가 장르소설의 춘추전국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스마트폰으로 쉽고 간편하게 웹소설을 읽을 수 있게 돼 접근성이 편해졌다. 여기에 더해 짧은 시간 짬나는 대로 독서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것을 싫어하는 디지털 세대에게는 쉽고 재미있고 흡입력 있는 글이 환영받는다.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 장르소설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처럼 순수문학의 추락이 심각한 상황이 되자 문학계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는 오히려 올해 문예지 발간 지원사업의 지원금을 70% 삭감했다. 문예지가 잘 읽히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지하철에서는 이제 책을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

최근 방한한 영미문학가 이창래 작가의 목소리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창래 작가는 “삶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기에 디지털화할 수 없는 아날로그다. 문학은 아날로그적 삶을 표현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우리가 디지털 시대를 살지만 진지한 경험, 뜻깊은 경험을 하려면 창조적인 것에 전념해야 한다. 문학은 우리 자신을 찾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라는 지적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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