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지난 2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텍스트 기반 영상 생성 AI 시스템인 ‘AI 소라(Sora)’를 공개했다. 영상 전문가는 완성작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소라의 경우 텍스트만 충분히 입력되면 전문가 수준의 퀄리티 높은 영상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스타일리시한 여성이 따뜻하고 빛나는 네온과 애니메이션 도시 간판으로 가득한 도쿄 거리를 걷고 있다. 그녀는 검은색 가죽 재킷, ᄈᆞᆯ간색 긴 드레스, 검은색 부츠를 신고 검은색 지갑을 들고 있다. 그녀는 선글라스와 빨간 립스틱을 착용했다. 그녀는 자신감 있고 자연스럽게 걷는다. 거리는 축축하고 반사돼 다채로운 조명의 거울 효과를 만들어낸다. 많은 보행자들이 걸어 다닌다’라고 텍스트를 입력하면, 매우 현실적인 1분 길이의 영상(위 사진)을 만들어낸다.

기존에도 다양한 영상 생성 AI가 있었지만, 소라는 별도 기술 없이 텍스트만으로 △프롬프트 기반 영상 생성 △Forward·Backward 등 내용 확장 △스타일 변환 및 합성 △객체 유지 등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소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 업계 반응은 반으로 갈렸다. 사람의 모공까지 표현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광고·영상업계는 밥그릇 걱정을 했다. 그만큼 현실에 가까운 표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 전 세계 ‘Let it go’ 열풍 이끈 눈꽃…텍스트 입력하면 수작업 걱정

1980년대 영상업계는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디즈니와 픽사로 양분된다. 당시 3D 애니메이션으로 업계 주름을 잡았다. 특히 <인어공주>, <미녀와야수> 등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0년에는 <라푼젤>, <겨울왕국> 등으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이런 독점구도는 AI 기술의 등장으로 분산됐다. 대표적으로 소니 픽처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있다. 2018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자체 개발 AI 모델을 이용해 표정에 맞는 얼굴선을 생성했다. 지난해 등장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도 AI를 활용해 3D샷의 움직임을 분석해 텍스처와 패턴을 표현했다.

이제 오픈AI 소라의 등장으로 영화뿐 아니라, 실물에 가까운 애니메이션까지 자체 제작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웹툰·그래픽노블 생성형 AI 기술인 ‘로어 머신’도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이 제작한 로어 머신은 그림 생성형 AI ‘미드저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코믹북을 생성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영상 생성 AI 단점인 ‘일관성’을 보완했다. 현재 로어 머신은 스토리보드에 따라 그림 스타일, 음향효과, 감정 묘사까지 구현해 AI웹툰·애니메이션, 그래픽노블을 제작한다.

생성형 AI 프롬프트도 있다. 최대 3만 단어까지 입력할 수 있으며, 유료 버전을 사용할 경우 결제금액에 따라 10만에서 224만 단어를 조합해, 다양한 이미지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AI소라, 로어머신, 프롬프트 등의 등장으로 이제 단어만 입력하면 방 안에서도 전문가처럼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아직까진 버블과 혁명의 과도기이며 딥페이크의 우려도 있지만, 향후 AI를 통한 영상시대는 이미 열린 듯하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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