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공항=강예진 기자] “만족할 만한 시즌은 아니예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첫 메달을 목에 건 여자 싱글 김채연(18·수리고)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김채연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벨 센터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쇼트 프로그램(66.91점)과 프리 스케이팅(136.68점)을 합쳐 최종(203.59점)으로 3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개인 첫 메달이자, 한국 여자피겨선수 중 김연아, 이해인 세 번째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지난해 6위에서 메달권으로 성장했다.

26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그는 “지난해에는 첫 세계선수권이다 보니, 쇼트 프로그램 때 너무 많이 떨어서 실수가 있었다. 그나마 프리 스케이팅에서 만회해 6위에 올랐는데, 올해는 랭킹이 높았고 더 좋은 그룹에서 시작했다. 그 덕에 조금 더 좋은 결과가 났다고 본다”면서 “엄마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번이 두 번째 출전이라 그런지 더 부담되고, 더 떨렸다. 쇼트 프로그램 후에는 긴장감이 조금은 풀렸다”고 덧붙였다.

동메달을 목에 건 후 “현지에서 훈련이 엄청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프리 스케이팅에서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첫 점프 과제인 더블 악셀을 깔끔하게 뛰며 수행점수(GOE) 0.66점을 챙겼다. 이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러츠 점프를 모두 완벽하게 소화했다.

네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에서는 어텐션(에지 사용 주의) 판정을 받았지만, 이어진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최고 난도(레벨 4)로 처리했다.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에서는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중 첫 점프에서 어텐션을 받으며 GOE 0.08점을 손해봤지만,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했다.

스텝 시퀀스(레벨 4)와 코레오 시퀀스를 차례로 성공한 김채연은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살코에서 쿼터 랜딩(q, 회전수 4분의 1일 경우) 판정을 받은 후 플라잉 카멜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은 레벨 4로 처리했다. 당시를 돌아본 그는 “컨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점프가 잘 안됐고, 사소한 실수가 많았다. 당일 아침에도 점프가 잘 안됐는데 잘돼서 다행이다”고 미소 지었다.

김채연은 지난달 열린 2023~2024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만 만족스럽다”면서 “조금 더 높이 올라가려면 고난도 기술이 더 필요하다. 표현 부분에서도 더 발전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안무를 짜서 고난도 점프 훈련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한편 쇼트프로그램에서 시즌 개인 최고점으로 3위(73.55점)에 올랐던 이해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범해 6위에 머물렀다. 그는 “쇼트에서 이렇게까지 잘할 거라 생각 못해서 기뻤다. 프리에서 잘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쇼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만으로도 기쁘다. 다음 시즌 더 열심히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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